정치에 '핸들 잡힌' 쌍용차…고통분담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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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급휴직자 455명 전원 복직
일감 없어 하루 4시간 일하지만
'일자리 나누기' 노사 결단…"신차 잘 팔리기만 바랄 뿐"
일감 없어 하루 4시간 일하지만
'일자리 나누기' 노사 결단…"신차 잘 팔리기만 바랄 뿐"
쌍용자동차 무급휴직자 455명이 전원 복직한다.
쌍용차는 10일 경기도 평택 본사에서 노사 협의를 갖고 무급휴직자를 오는 3월1일자로 모두 복직시키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2009년 8월 노사 간 구조조정 합의로 회사를 일시적으로 떠났던 근로자들이 3년7개월 만에 돌아오게 됐다.
쌍용차 관계자는 “인력 수요를 감안하면 많은 인원이지만 기존 근로자들이 일감 나누기를 통한 고통 분담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희망퇴직자에 대해서는 흑자전환 등 경영 정상화 이후 채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고통 분담에 합의
쌍용차 평택공장은 연간 25만대 생산능력을 갖고 있다. 이 공장에서 지난해 12만여대를 생산했다. 일감이 없어 라인 가동률이 50%를 밑돈다. 그나마 3개의 생산라인 중 2라인(체어맨W, 체어맨H, 로디우스)은 하루 4시간만 작업이 이뤄진다. 쌍용차는 올해 생산량을 작년보다 20%가량 늘어난 14만~15만대로 계획하고 있지만 당분간 흑자전환은 힘들다. 생산물량이 연 17만~18만대는 돼야 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구조다.
쌍용차는 2009년 8월 구조조정을 하면서 무급휴직자 455명은 1년이 지난 뒤 생산 물량에 따라 순환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 희망퇴직자(1904명)는 경영상태가 호전돼 신규 인력 수요가 발생하면 채용하기로 노조와 합의했다. 노사 합의에도 불구하고 희망퇴직을 거부해 정리해고된 159명은 재채용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
○경영정상화 빨라질까
내수 침체와 글로벌 경기 불황, 치열한 경쟁을 뚫고 판매량을 늘리는 게 급선무다. 이를 위해선 팔릴 만한 신차를 내놓는 게 최대 과제다.
쌍용차는 다음달 1일 로디우스 페이스 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기존 디젤 차량에 가솔린 모델을 추가하고 차량 소형화 추세에 맞게 제품을 개선할 예정이다. 2015년 1월에는 신차인 ‘X100(소형 CUV)’을 내놓는다. 2016년까지 X100을 포함해 3~4종의 신차를 추가로 출시, 판매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런 계획들이 차질 없이 추진되면 2015년에는 생산물량이 20만대를 넘어서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다.
원화 강세도 부담이다. 이유일 쌍용차 사장은 “가장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환율”이라며 “어디서 비용을 줄이고 어떻게 원가를 절감할지 머리를 싸매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내수 4만7700대와 수출 7만3017대 등 12만717대를 팔아 전년보다 판매량을 6.8% 늘렸다.
○정치권 외풍이 변수
쌍용차의 경영정상화 과정 속에 정리해고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 중인 정치권의 움직임이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사장이 지난 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릴 가만히 놔두면 잘한다. 정치권이 자꾸 쑤셔대면 더 어려워진다”고 울분을 토한 이유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국정조사에 합의하면 쌍용차는 또다시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도 있다. 이 사장은 “국정조사가 이뤄지면 대외 신인도가 다시 한번 추락하고 판매는 물론 투자 유치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9억달러가량의 투자 계획을 보류할 가능성도 있다.
마힌드라는 작년 9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쌍용차 정리해고 관련 청문회’를 열어 구조조정 사태의 책임 소재를 놓고 공방을 벌이자 항의 서신을 보내 투자 보류 가능성을 내비치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
쌍용차는 10일 경기도 평택 본사에서 노사 협의를 갖고 무급휴직자를 오는 3월1일자로 모두 복직시키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2009년 8월 노사 간 구조조정 합의로 회사를 일시적으로 떠났던 근로자들이 3년7개월 만에 돌아오게 됐다.
쌍용차 관계자는 “인력 수요를 감안하면 많은 인원이지만 기존 근로자들이 일감 나누기를 통한 고통 분담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희망퇴직자에 대해서는 흑자전환 등 경영 정상화 이후 채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고통 분담에 합의
쌍용차 평택공장은 연간 25만대 생산능력을 갖고 있다. 이 공장에서 지난해 12만여대를 생산했다. 일감이 없어 라인 가동률이 50%를 밑돈다. 그나마 3개의 생산라인 중 2라인(체어맨W, 체어맨H, 로디우스)은 하루 4시간만 작업이 이뤄진다. 쌍용차는 올해 생산량을 작년보다 20%가량 늘어난 14만~15만대로 계획하고 있지만 당분간 흑자전환은 힘들다. 생산물량이 연 17만~18만대는 돼야 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구조다.
쌍용차는 2009년 8월 구조조정을 하면서 무급휴직자 455명은 1년이 지난 뒤 생산 물량에 따라 순환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 희망퇴직자(1904명)는 경영상태가 호전돼 신규 인력 수요가 발생하면 채용하기로 노조와 합의했다. 노사 합의에도 불구하고 희망퇴직을 거부해 정리해고된 159명은 재채용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
○경영정상화 빨라질까
내수 침체와 글로벌 경기 불황, 치열한 경쟁을 뚫고 판매량을 늘리는 게 급선무다. 이를 위해선 팔릴 만한 신차를 내놓는 게 최대 과제다.
쌍용차는 다음달 1일 로디우스 페이스 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기존 디젤 차량에 가솔린 모델을 추가하고 차량 소형화 추세에 맞게 제품을 개선할 예정이다. 2015년 1월에는 신차인 ‘X100(소형 CUV)’을 내놓는다. 2016년까지 X100을 포함해 3~4종의 신차를 추가로 출시, 판매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런 계획들이 차질 없이 추진되면 2015년에는 생산물량이 20만대를 넘어서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다.
원화 강세도 부담이다. 이유일 쌍용차 사장은 “가장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환율”이라며 “어디서 비용을 줄이고 어떻게 원가를 절감할지 머리를 싸매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내수 4만7700대와 수출 7만3017대 등 12만717대를 팔아 전년보다 판매량을 6.8% 늘렸다.
○정치권 외풍이 변수
쌍용차의 경영정상화 과정 속에 정리해고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 중인 정치권의 움직임이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사장이 지난 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릴 가만히 놔두면 잘한다. 정치권이 자꾸 쑤셔대면 더 어려워진다”고 울분을 토한 이유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국정조사에 합의하면 쌍용차는 또다시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도 있다. 이 사장은 “국정조사가 이뤄지면 대외 신인도가 다시 한번 추락하고 판매는 물론 투자 유치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9억달러가량의 투자 계획을 보류할 가능성도 있다.
마힌드라는 작년 9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쌍용차 정리해고 관련 청문회’를 열어 구조조정 사태의 책임 소재를 놓고 공방을 벌이자 항의 서신을 보내 투자 보류 가능성을 내비치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