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으로 치맥(치킨과 맥주) 인기가 높아지면서 '소금범벅 치킨'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소금범벅 치킨' 논란은 지난해 9월 한국소비자원이 치킨의 성분을 분석·발표하면서 촉발됐다.

소보원에 따르면 조사대상 11개 치킨업체가 판매하는 치킨 한 마리(588~1055g)에는 최대 4584mg의 나트륨이 들어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일일 나트륨 섭취량(2000㎎)의 두 배 이상이다.

나트륨 범벅인 치킨에 수분 흡수를 방해하는 맥주까지 더해지면 건강에 더 안 좋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치킨은 건강에 안 좋다'는 이미지가 부각되자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억울하다"고 입을 모았다. 보통 치킨은 2~3명이 나눠 먹는데 한 마리의 나트륨 함량을 발표해 1인 섭취량이 많은 것처럼 비춰졌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해 '외식 영양성분 자료집'를 통해 치킨 1인분을 200g으로 규정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1인이 치킨을 통해 섭취하는 나트륨양은 최대 864mg이다. 일일 나트륨 섭취 권장량의 43%에 불과하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한 관계자는 "식약청은 지난해 치킨의 나트륨 함유량이 조사 대상 130개 음식 중 60위 권에 해당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며 "치킨만 문제삼는 것은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송규혜 소비자보호원 식품미생물팀장은 "1인분 기준으로 치더라도 일일 권장량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치는 높은 것" 이라며 "치킨업계도 나트륨 등 영양성분 표시를 해 '나트륨 줄이기 운동'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