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위 이동통신사 소프트뱅크가 공인영어시험인 토익(TOEIC)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직원들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미국 3위 통신사인 스프린트 넥스텔 인수를 앞두고 글로벌 통신사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평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프트뱅크가 990점 만점인 토익에서 900점 이상을 획득한 직원에게는 100만엔, 800점 이상을 기록한 직원에게는 30만엔을 줄 계획이라고 11일 보도했다. 이 제도는 빠르면 이달 안에 도입되며 3년간 10억엔이 넘는 예산이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제도가 시행되면 1만7000여명의 직원은 모두 3년 안에 토익 시험을 한 차례 치러야 한다. 소프트뱅크는 800점을 넘기는 직원 수를 2013년 현재 800여명에서 2015년 말까지 3000명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600~800점대를 기록한 직원에게는 업무시간 외에 영어 강좌를 수강할 수 있도록 재정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기업들이 외국어 성적을 인사에 반영하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한 것은 파격적이다. 이같이 공격적으로 영어 학습을 장려하는 이유는 스프린트 인수가 가시화되면서 해외 업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201억달러를 들여 미국 3위 이동통신업체인 스프린트 넥스텔의 지분 70%를 매입했다. 소프트뱅크는 연내 스프린트를 인수·합병(M&A)할 계획이며 인수가 완료되면 매출 기준으로 중국 차이나모바일, 미국 버라이즌에 이어 세계 3위 통신사가 된다. 소프트뱅크는 다음 단계로 미국 5위 업체인 메트로PCS 커뮤니케이션 M&A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