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아시아의 세기’다. 아시아의 경제·정치적 위상은 21세기를 규정하는 큰 흐름이 됐다. 이를 반영해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는 지난해 10월 ‘아시아의 세기, 호주’라는 백서를 발간했다. 이 백서는 아시아의 세기를 순항하기 위한 호주의 계획을 담고 있다. 호주의 미래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번영, 지속가능성, 안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호주는 아시아에서 많은 도전과 기회를 만나게 될 것이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그중 하나는 중국, 인도, 일본 및 동남아시아 국가와 관련된 경쟁과 성장의 기회에 대처하는 것인데 다른 아시아 국가에도 유용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호주는 문화 다양성의 나라다. 지난 60년간 200여개국이 넘는 나라에서 600만명의 이민자가 호주에 정착했다. 한국도 호주의 이런 다양성에 크게 기여했다. 현재 호주 내 한국 교민은 14만명을 헤아린다. 아시아에 대한 호주의 관심도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아시아 세기를 맞아 호주는 그 관계의 내연과 외연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호주는 아시아 국가에서 얻는 이득만큼, 아시아 국가들에 기회를 제공한다. 호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제도, 다문화, 고(高) 숙련 노동력, 생산성이 높고 개방된 경제를 자랑한다.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효과적으로 대처했다.

현재 막바지 협의 중인 한·호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면 상호 보완적인 경제를 기반으로 양국 모두 큰 이익을 얻을 것이다. 두 나라를 위한 호혜적인 경제구조를 강화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아시아의 발전은 호주의 경제 사회, 그리고 전체 환경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1960년대에 시작된 한강의 기적으로 한국이 발전했듯 아시아의 많은 국가들이 빈곤 탈출에 성공했다. 아시아지역 국가의 이런 발전과 함께 호주의 대(對)아시아 교역 비중도 커졌다. 한국은 호주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다. 양자교역 규모로 따지면 한국은 호주의 4대 교역국이다.

두 나라의 동반자 관계 구축은 호주에 경제적 이익은 물론 교육, 문화, 인적 교류에서도 큰 기회를 제공한다. 두 나라 교류는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한·호 우정의 해로 지정됐던 2011년에 확인됐다. 한국은 호주의 문화를 보여주는 주요 예술 전시회와 연극, 오케스트라 공연을 개최했다. 시드니에서는 문화 수출국으로 부상한 한국의 위상을 보여주는 ‘슈퍼 K팝 콘서트’가 열렸다.

호주는 한국을 아시아 국가 중 가장 중요한 동반자로 인식하고 있다. 내년에는 한국 정부와 더 긴밀히 공조할 예정이다. 양국 모두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긴밀히 협력할 것으로 기대한다.

샘 게러비츠 < 주한호주대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