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로사들을 중심으로 한 철강주 반등 기조는 끝난 것일까.

지난달 소재주 강세에 편승해 가파르게 오른 철강주들이 이달 들어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달 상승 여파로 가격 매력이 다소 떨어진 현 시점에서 철강주들이 재차 탄력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선 제품 가격 인상, 중국의 수요 회복 등이 확인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14일 오후 1시35분 현재 포스코는 전 거래일 대비 500원(0.14%) 오른 36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1일까지 나흘 연속 내림세를 이어간 후 닷새 만에 반등을 타진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100원(0.23%) 떨어진 8만3400원을 기록, 이틀째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철강업종지수는 지난달 4.75% 뛰어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3.31%)를 1%포인트 넘게 웃돌았다. 그러나 이달 들어서는 지난 11일까지 0.89% 하락하는 등 지지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철강주에 대해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 부각에 힘입은 강세는 일단락됐다는 데 보다 무게를 두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시즌으로 들어서면서 실적 우려가 가중,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날 SK증권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도 종전보다 각각 12.5%, 7.4% 씩 낮은 35만원, 8만7000원으로 내려잡았다.

이원재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상승으로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희석됐고, 올해 연간 연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6%, 16.4%씩 감소할 전망"이라며 "국내 철강시장은 경기순환적인 침체 뿐만이 아니라 공급과잉 심화란 복합적인 불황이 지속되고 있어 세계 경기개선 국면에도 실질적 수혜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강오 한화증권 연구원은 "고로사를 중심으로 한 철강주의 저평가 매력 부각 반등기는 끝났다고 판단된다"며 "현 시점에서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철강사들이 시도 중인 제품 가격 인상 변수 등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수요회복 속도, 철강사들의 내수 가격 인상 폭 등이 실적과 주가 향배의 관건으로 꼽히고 있다.

박현욱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철광석 가격 상승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에 1분기에 고로 투입원가가 하락, 1분기 고로의 수익성은 지난해 4분기 대비 개선될 것"이라며 "그러나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2분기 중에 추가적인 판재 내수가격 인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주요 경기지표들이 양호하게 발표되고 있다는 점 등은 수요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어 긍정적이란 평가다.

방민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 모멘텀 기대와 원재료 가격 강세로 철강재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밸류에이션 수준 개선이 진행 중인 고로사의 추가 상승 여력은 중국 경기사이클 개선 강도와 1분기 실적 모멘텀이 관건"이라고 풀이했다.

아울러 중국 내수 개선과 유통업체들의 재고 축적 전망을 고려하면 현 시점을 철강주 비중 확대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승훈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수출입 지표를 통해 11월부터 시작된 중국의 철강재 실수요 개선이 해외 수출용 공산품을 제조하는 제조업체들로의 철강 판매 증가임을 알아낼 수 있었다"면서 "고로사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주가 상승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고, 철광석 가격 조정에 따른 철강 가격 하락이 발생할 경우 철강주에 매수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적 개선 속도는 상반기에는 포스코, 하반기의 경우 현대제철이 우위를 나타내겠지만 방향성이 같다는 측면에서 주가 차별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