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씨 일당은 지난달 21일 오후 8시30분께 서울 부암동의 한 빌라에 가스배관을 타고 부엌 창문으로 침입,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현금 20만원 등 72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할부로 구입한 외제차를 타고 평창동, 부암동 일대를 돌아다니다 불이 꺼진 빈집을 노려 범행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집주인이 범행 도중 들어올 수 없도록 현관 전자잠금장치의 건전지는 제거했다. 피해자 오모씨(41)는 사건 발생 직후에 집에 도착한 아들이 ‘문이 열리지 않는다’고 전화를 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도둑이 든 사실을 깨달은 건 오씨가 회사일을 마친 늦은 밤 창문을 통해 집안으로 들어간 뒤였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 일당은 중학교 동창 사이로 2009년 같은 수법으로 서울 신영동 소재의 주택을 털다 검거돼 복역한 전력이 있다. 출소 후 강원랜드 카지노 등을 출입해 온 이들은 유흥비가 필요하자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이 또 다른 동창생인 이모씨(30)와 범행을 암시하는 카카오톡 대화를 주고받은 것을 확인하고 공범이나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김태곤 종로경찰서 강력1팀장은 “절도 범행 중 현관 전자잠금장치의 건전지를 제거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며 “갑자기 전자잠금장치가 작동하지 않을 경우 범죄가 발생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니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