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뒤의 北장사정포 잡는다…軍 야심작 'GPS 달린 폭탄'
위성위치정보시스템(GPS)으로 유도돼 산 너머 북한군의 지하벙커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폭탄이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됐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500파운드(225㎏)급 일반폭탄에 GPS를 장착, 전투기로 원거리에서 지상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중거리GPS유도키트’를 개발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전투기에 ‘중거리GPS유도키트’를 장착하면 주야간 전천후 정밀 타격이 가능하다.

ADD 관계자는 “전투기에서 투하된 중거리GPS유도키트는 전투기 가속도와 관성에 의해 최대 100㎞까지 날아가 GPS 유도로 목표물 상공에서 선회 공격과 수직 낙하가 가능하다”며 “때문에 북한의 장사정포 진지를 비롯한 산 바로 뒤에 있는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목표물 상공에서 폭탄을 투하하는 이전 방식과 달리 적의 방공망 위협 밖 원거리에서 정밀 타격이 가능해 조종사와 전투기의 생존성을 크게 향상시켰다”고 강조했다. 오차는 0.4~8m다.

ADD는 LIG넥스원 등 20여개 협력업체와 함께 2007년 11월부터 체계개발에 착수, KF-16과 F-4 등 공군이 운용 중인 5개 전투기 기종을 대상으로 장착적합성 및 공중투하 비행시험 등을 최근 마쳤다. 개발과 생산이 병행 추진된 지난해 말 일부가 이미 전력화됐다. 총 4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다. F-4와 F-5 같은 노후 전투기에도 장착가능해 공군전력 증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ADD는 내다보고 있다.

ADD는 이번 중거리GPS유도키트 국내 개발로 1508억원의 수입대체 효과와 1465명의 고용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DD 관계자는 “유도키트는 현재 공군이 운용하고 있는 합동정밀직격탄(JDAM)보다 훨씬 먼 거리에 있는 목표물을 정밀하게 공격할 수 있고 일반 유도무기에 비해 획득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은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대열 ADD 항공체계개발단장은 “중거리GPS유도키트 개발 성공은 항공 무장을 한국이 자체기술로 개발할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