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미국 등 4대 시장에서 수입을 늘리고 있는 제품이 있으며 이들 제품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14일 ‘불황기의 수출 유망품목을 잡아라’라는 보고서에서 유럽연합(EU) 미국 중국 일본 등 4대 수입 시장에서 세계 경제 불황기에도 자동차, 자동차 부품, 노트북, 휴대폰 등의 수입을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세계수입시장 증가율이 감소하기 시작한 2011년 9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4대 시장의 제품별 수입 현황을 조사했다. 이 기간 세계 경제는 2.6% 성장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세계 수입시장 평균 성장률은 8.9%였다. 최근 5년 동안 세계 수입시장이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수입시장ㅁ이 큰 폭으로 위축된 것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경제 성장률보다 수입시장 성장률은 큰 변동폭을 보인다.

시장별로 EU는 휴대폰, 자동차 부품, 전기제어용 패널 등을, 미국은 자동차, 노트북의 수입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프로세서 반도체, 자동차 부품의 수입이 늘었다. 중국에서는 원유, 천연가스 등 원자재와 에틸렌글리콜, 부타이덴고무와 같은 석유화학제품 수입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의 총 수입시장 성장률이 10%포인트 이상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중국 석유관련 제품 수입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결과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4대 시장에서 수입이 증가한 제품에서 이 기간 한국의 수출은 오히려 줄었다고 지적했다. 최대 수입 시장인 EU에서는 무선통신기기(-49.2%) 금(-100%) 컴퓨터용 모니터(-40.8%) 등이 두 자릿수 이상의 수출 감소를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는 각각 기계 장치(-5.6%) 폴리에틸렌(-0.5%) 등의 수출이 줄어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석기 연구원은 “불황기일수록 수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큰 품목을 발굴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수출확대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