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부터 2012년까지 섬진강의 한 작은 마을에 어떤 일들이 벌어졌나,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모습인가를 담았습니다. 작은 마을, 인간의 삶이 사회에 던지는 이야기가 인간성과 공동체를 되찾는 충격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 씨가 섬진강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은 8권짜리 전집 중 첫 번째 책 《내가 살던 집터에서》를 펴냈다. 이 책에는 한때 서른다섯 가구가 모여 살다 지금은 열 가구 정도가 남은 마을 사람들이 울고 웃은 이야기가 실려 있다.

김씨는 “자연과 인간이 아름답게 공생하면서 생태와 순환이 살아 있던, 햇볕이 밝은 마을에 관한 이야기를 모은 것”이라며 “산업화와 이농으로 농촌 공동체의 원형이 파괴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정신의 한 조각이 파괴되는 아픔을 느꼈다”고 말했다.

전집 8권 중 두 권은 신작 산문이고 나머지는 그간 써온 글이다. 두 달 전 등단 30년을 맞으며 섬진강 자락에서 쓴 글을 부지런히 모은 것이다. 그동안 쓴 산문을 정리하며 그는 많이 울었다. 지나간 세월에 흔적으로만 남은 공동체와 이웃이 그리워서였다고 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