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 최대 규모의 외환보유액을 이용해 외국 기업 사냥에 나선다.

15일 동방조보 등에 따르면 중국의 외환보유액을 관리하는 국가외환관리국은 최근 산하에 외환보유액위탁대출사무실(SAFE Co-Financing)을 신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화통신은 이 사무실이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중국 기업에 상업적인 방식으로 달러를 대출해주는 등 외환보유액 운용 방식을 혁신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개발은행이 대출 대상과 대출 조건을 정하고 외환관리국이 이를 승인하는 방식으로 자금 지원이 이뤄진다. 그러나 외환관리국은 대출 규모나 운용 방식 등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은 외환보유액으로 중국투자공사(CIC) 등 국부펀드를 설립해 해외 자산에 직접 투자하고 있다. 기업대출을 통한 간접투자가 활성화될 경우 중국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도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지난해 말 3조3100억 달러로 세계 1위다. 이 중 달러 자산이 60~70%를 차지한다. 중국은 대부분의 외환보유액을 수익성이 낮은 채권 등 안전자산에 투자해 연 수익률이 2.5%에 그치고 있다.

중량(宗良) 중국은행 국제금융연구소 부소장은 “외환보유액을 이용해 중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방안은 투자 대상의 다양화 측면에서 긍정적” 이라며 “그러나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큰 만큼 자금지원 대상을 기술 자원 등 일부 분야에 한정하고 자금 규모도 제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