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동문이 당선됐다는 사실을 축하할 뿐이에요. 그게 전부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움직임이 연일 국민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박 당선인의 옷차림까지 화제다. 하지만 15일 찾은 서강대에서 '박근혜 효과'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박근혜 당선인은 서강대 전자공학과 70학번이다. 이날 캠퍼스에서 만난 서강대 학생들은 박근혜 당선인으로 인한 학교의 변화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황현경 씨(24·신문방송학3)는 "박 당선인이 동문이란 사실이 자랑스럽지만 대통령 선거 후 최근 한달 동안 학교에서 변화는 거의 없었다"고 차분하게 답했다. 그는 "앞으로도 학교 인지도 상승 외에 예상되는 것이 없다" 며 "주위 학생들 역시 비슷한 견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서강대 로고가 들어간 기념품 판매숍도 썰렁하긴 마찬가지였다. 매장 관계자는 "1월에는 방학으로 인해 매출 하락 현상이 나타나는 게 일반적" 이라며 "박근혜 당선으로 인한 매출 상승 효과가 전혀 없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12월19일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직후 서강대는 박 당선인을 연상시키는 입시 광고를 현수막으로 학교 정문에 걸어둔 적이 있다. 전자공학부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박근혜 동문의 대통령 당선을 축하합니다!'(사진) 문구의 현수막 말곤 박 당선인의 흔적은 교내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전자공학과가 속한 공학부 건물 '리찌과학관'은 정적 속에 연구에 매진하는 모습이었다.

서강대의 올해 정시 신입생 경쟁률도 큰 영향이 없었다. 이번 정시모집 일반전형의 경쟁률은 5.46 대 1로 작년 대비 소폭 상승에 그쳤다. 이는 수시 인원이 많아지고 정시 인원이 줄면서 경쟁률이 올랐을 뿐 박 당선인의 영향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대입 학원가의 분석이다.

대통령 취임식을 한 달여 앞둔 박 당선인의 모교 서강대는 조용한 학교 컬러처럼 고요했다.

이명박 정부의 첫 내각 구성 당시 일었던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출신)' 논란을 의식한 박근혜 당선인 주변에선 '서국영(서강대·국가미래연구원·영남 출신)' 인사 배제론이 거론되는 만큼 서강대 구성원들도 전면에 나서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서강대 총동문회 측은 "규모가 크지 않은 대학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국가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배출해 기쁘다" 며 "박 당선인의 앞날을 담백한 마음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권오정 인턴기자 koj899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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