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달라졌다.

그간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은 웹툰, 매거진, 뉴스기사 등 다양한 콘텐츠를 '100% 무료'로 제공해왔다. 하지만 최근 이런 공식이 조금씩 깨지고 있다.

네이버의 변화는 '콘텐츠 시장 경쟁'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올 1분기 콘텐츠장터 출범을 앞두고 있는 카카오가 네이버의 '경계 대상 1호'다.

◆'공짜 만화', '공짜 소설' 사라질까

NHN은 지난 15일 장르소설을 볼 수 있는 '네이버 웹소설'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소수 마니아층이 즐기는 무협, 판타지, 로맨스 등 장르소설을 대중화하고 스타 작가를 키우겠다는 것.

이 서비스에 '부분 유료화'를 적용했다. 일부 소설은 '미리보기'하거나 완결본을 한번에 보려면 유료 결제해야 한다. 또 일정 회까진 무료로 공개하지만 이후 내용을 보려면 '네이버 N스토어'로 이동해 소설을 구매해야 하는 작품도 있다.

최근엔 '네이버 웹툰'에서 부분 유료화를 시작했다. 인기 웹툰 '신과 함께'를 무료 연재한 뒤 완결본은 돈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NHN 관계자는 "무료가 익숙해진 독자들이 반감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신과 함께'를 유료화한 뒤 5일 만에 네이버 전자책 '네이버북스'에서 베스트셀러 3위에 올랐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유료화를 향해 조금씩 발을 디디고 있는 모양새" 라며 "카카오가 조만간 콘텐츠장터 '카카오 페이지'를 통해 유료 콘텐츠 유통을 본격화하면 네이버도 유료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카카오 페이지에서 콘텐츠의 기본 가격은 500원. 때문에 잡지사와 출판사, 스타 작가들이 소위 '돈'이 된다는 카카오로 몰려갈 경우 네이버가 가만히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카카오의 '유료 선언'은 무료 콘텐츠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국내 포털을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국내 포털은 '콘텐츠=무료'란 인식을 갖게 해 콘텐츠가 제값을 받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소프트웨어(SW) 전문가들도 "결국엔 유료화된 콘텐츠를 유통하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옳은 방향"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본격적인 '콘텐츠 싸움'을 앞두고 여러가지 상황이 네이버를 압박하고 있는 모양새다.

NHN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NHN 관계자는 "장르문화 시장을 키우고, 스타 작가를 발굴하는 것이 '웹소설' 서비스의 최대 목표" 라며 "작가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소설을 작성할 수 있도록 NHN이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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