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국내 증시는 '눈치보기' 장세를 이어갔다. 세계 최대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뱅가드의 벤치마크 변경에 따른 매물이 이날부터 출회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당분간 방향성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임수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재정절벽 합의 이후에 추가적인 모멘텀(상승 동력)이 없는 상황에서 국내 수급 상황이 지수를 누르고 있다"며 "뱅가드 펀드의 물량이 이날부터 출회되는 점도 부담"이라고 진단했다.

임 애널리스트는 "프로그램 순차익잔고는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인 5조3000억원에 달해 매물 부담이 있다"며 "전반적인 요건이 투자자들의 관망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판단했다.

송창성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도 "프로그램 차익 잔고 부담이 3월 선물 만기일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뱅가드 물량을 받아줄 만큼 수급 여건이 좋지 않다"며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당분간 관망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국내 연기금 등이 뱅가드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한 후 대응해도 늦지 않다는 분석이다.

송 애널리스트는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내일도 뱅가드 물량으로 추가 하락한다면 단기 대응할 매력이 있는 구간에 진입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 애널리스트도 "중장기적으로 IT(정보기술) 업종에 대한 투자가 유효하다"며 "애플 주가가 급락하고,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애플보다는 삼성전자로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 애널리스트는 "다만 적극적인 투자자라면 원화 강세 이슈로 주가가 하락한 자동차와 해운 업종 등을 저가 매수하는 방안을 고려해도 좋다"고 추천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