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주 강세 덕분에 연초부터 중소형주 펀드들이 약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재정절벽 협상 타결 이후 대형주의 상승세가 주춤해지면서 당분간 중소형주가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차기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강화 기조와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도 올해 중소형주의 선전을 예상하는 이유다. 이들 펀드가 눈여겨보는 종목으로는 중국 소비 성장 수혜주인 음식료 제약주와 태블릿PC시장 성장에 따른 정보기술(IT) 부품주,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플랜트 기자재주 등이 꼽힌다.

○‘1월 효과’ 중소형주펀드는?

지난해 중소형주펀드는 9.12%의 수익률을 올렸다. 지난해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8.36%)을 앞선다. 특히 중소형주펀드 3인방으로 불리는 ‘KB중소형주포커스자A’(34.23%) ‘미래에셋성장유망중소형주1C5’(22.06%) ‘삼성중소형FOCUS1A’(19.92%) 등은 국내 주식형 펀드 상위권에 포진했다.

이 같은 흐름은 연초에도 이어지는 양상이다. 16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중소형주펀드는 3.33%의 수익률(15일 기준)을 거뒀다. 이는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1.22%)을 웃도는 수준이다. 상위 펀드들은 최근 한 달간 4~5%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이 중 ‘프랭클린템플턴오퍼튜니티자C-F’는 5.10%의 수익률로 연초 성과가 가장 돋보인다. 이 펀드가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는 주요 종목인 영원무역(5%) 롯데삼강(13.71%) 코스맥스(4.91%) 빙그레(13.95%) 등이 강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수익에 기여한 덕분이다.

‘삼성중소형FOCUS1A’의 수익률도 4.56%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두각을 나타냈다. 포트폴리오에는 빙그레를 비롯해 대상(21.29%) 다우기술(9.51%) GKL(6.90%) 파라다이스(4.13%) 모두투어 등 소비주를 담고 있다.

민수아 삼성자산운용 본부장은 “지난해처럼 가파른 상승세는 아니겠지만 브랜드력을 갖춘 소비재는 여전히 성장성이 유효하다”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안정적인 성장성이 기대되는 음식료 제약주 등을 주로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니저들이 주목하는 주식은?

중소형주펀드 매니저들은 올해도 중소형주펀드의 강세를 예상했다. 이들은 우선 글로벌 경기 상황이 개선되면서 올해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있다. ‘한국투자중소밸류’를 운용하는 추연식 한국투신운용 매니저는 “지난해 말 삼성전자를 비롯한 초대형주 위주로 상승했다면 지금은 중소형주의 상승이 뒤를 이을 차례”라며 “주로 중국 소비 관련 수혜주인 음식료 제약주와 태블릿PC시장의 성장으로 휴대폰 부품업체들이 추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민 본부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수출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음식료 제약주 등은 추가 상승 여력이 커 기존 비중을 유지하고, 신규 종목으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기업을 추가 편입 중”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오호준 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 부장은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은 중소형주가 상승할 여건이 갖춰진 상황”이라며 “새정부의 중소기업 육성정책도 중소형주 주가 상승에 유리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동안 소외된 섹터인 철강 화학 등의 경기민감주 중에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3~0.4배로 낮은 기업을 신규로 편입 중”이라고 덧붙였다. 건설기계, 플랜트 기자재 기업을 해당 종목으로 꼽았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