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비대위원 인선난에 대선평가ㆍ정치혁신위도 구성못해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 체제가 17일 닷새째를 맞이했지만 아직 제 가동을 못 하고 있다.

외부 비대위원 2명의 인선이 여전히 막막한데다, 비대위의 핵심 과제인 대선평가위와 전대준비위, 정치혁신위 등의 구성 역시 윤곽조차 그리지 못하고 있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지난 16일 비대위 회의에서 "최대한 빨리 가동할 것"이라고 밝히고 내부적으로도 내주 초부터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갈 계획이지만, 착수 시점을 단정하기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비대위는 이날 저녁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인선 작업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비대위원들은 이 자리에서 인선에 난항을 겪는 2명의 외부 비대위원에 대해 각각 인사를 추천해 논의하기로 했다.

현재 비대위는 외부 비대위원 2명을 각각 대선평가위원장과 정치혁신위원장으로 영입할 것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비대위 한 관계자는 "대선평가위원장과 정치혁신위원장에는 관심을 두는 외부 인사들이 있지만, 이들이 비대위원 겸임을 부담스러워 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비대위는 비대위원과 각 분과 위원장을 분리해 인선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문 위원장은 의총에서 비대위 활동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비대위가 도깨비 방망이를 가진 것도, 알라딘 요술램프를 가진 것도, 흥부가 박타는 것도 아니다"면서 "`박근혜식 비대위'가 될 수도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고 말했다.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지난해 4ㆍ11 총선에 대한 민주정책연구소의 비공개 평가보고서가 배포돼 관련한 논의가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평가보고서는 총선 직후 문성근 대표 대행 시절 작성됐으나, 이후 새 지도부가 들어선 뒤 당내에서도 `밀봉'돼 활용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가보고서는 야당의 전략적 실패를 여당의 승리 요인으로 규정하고 공천실패와 야권연대, 중간층 공략 실패, `이명박근혜 심판론' 의존 등도 함께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문제점을 `무능'과 `오만', `불신'이란 단어로 압축하면서 중앙당 혁신과 생활정치로의 변신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이 같은 내용은 사실상 대선 이후 언론과 학계 등을 통해 민주당 패배의 요인으로 지목된 문제점들과 유사하다.

한 비대위원은 "대선 전 평가보고서를 활용하지 못한 게 안타깝다"면서 "왜 평가보고서가 소리소문없이 사장됐는지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의총에서 대선평가위원회가 구성되는 대로 의원 및 당무위원, 지역위원장이 함께 참여하는 대선평가 워크숍을 개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종합편성채널 출연 금지 당론의 해제 문제에 대해서는 외부 용역 등을 통해 평가 작업을 벌인 뒤 결정하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