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 변화가 두려운 40대여, 초심으로 도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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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 세상에 혹하지 아니하리라
신정근 지음 / 21세기북스 / 300쪽 /1만5000원
신정근 지음 / 21세기북스 / 300쪽 /1만5000원
공자는 《논어》에서 인생의 단계를 열거하며 마흔을 ‘불혹(不惑)’이라고 했다. 마흔에는 세상의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평상심을 체득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후 불혹은 동아시아 문화에서 마흔의 대명사로 쓰이고 있다. 마흔이 심리적으로 불안한 사춘기도 아니고, 사회적으로 나름대로 자리도 잡은 시기라는 점에서 당연한 말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하지만 현대인들에게 과연 마흔이 흔들리지 않는 시기일까. 마흔으로 대표되는 40대는 바쁘게 달려왔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위치에 올라 더 나아갈 수 없는 벽 앞에서 좌절하기도 하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변화를 꿈꾸기도 한다.
그동안 지켜온 신념과 가치가 흔들리기도 한다. 가족과 일에만 매달렸던 시간들을 후회하며 남은 인생을 어떻게 꾸려갈 것인지 계획을 세우기도 하고, 돈과 명예가 아닌 좀 더 가치 있는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기도 한다. ‘100세 시대’라는 현대에 마흔은 삶의 한가운데서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불혹, 세상에 혹하지 아니하리라》에서 신정근 성균관대 교수(48)는 이런 40대에게 삶의 지침이나 반면교사가 될 수 있는 해답을 고전을 통해 제시한다. 전작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에서 40대라는 인생의 굽잇길에서 되새겨야 할 삶과 일의 의미를 설파한 저자는 “사십을 보내면서 오십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 하는 생각으로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세상사에 치여 나를 돌아볼 시간도 없이 바쁘게 달려온 40대들에게 “2500여년 삶의 지혜가 담긴 동양 고전을 통해 ‘앎’이라는 유혹과 인생 의미 찾기에 빠져 보라”고 권한다.
저자는 나이듦, 술, 탐욕, 쾌락, 무리, 편견, 권위 등 40대가 경계해야 할 7가지 키워드와 초발심, 용기, 진정성, 공감, 의미 있는 삶, 나누며 사는 삶 등 마음껏 혹해도 좋은 주제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이에 대한 답은 《논어》《장자》《중용》《시경》《한비자》《세설신어》《성학집요》등 40여권의 동양 고전에서 찾는다.
마흔이 되면 한 번쯤 생각해보기 마련인 ‘나이듦’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저자는 하늘과 땅처럼 영원히 지속되는 삶을 찾아 헤맨 진시황의 이야기를 통해 ‘노화’에 저항하는 삶이 옳은 것인가에 대해 지적한다. 이어 술동이를 두드리고 노래를 부르면서 아내의 죽음을 받아들인 장자의 ‘고분이가(鼓盆而歌)’ 이야기를 들려주며 “늙어감과 죽음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니 이에 순응하는 삶이 좋지 아니한가”라고 되묻는다.
저자는 마흔에 가져야 할 첫 번째 마음이 ‘초발심’이라고 강조한다. “초발심은 우리가 시작했던 일에 뭔가 문제가 생겨 주저앉더라도 새롭게 시작하도록 만드는 힘”이라며 “변화를 두려워하는 40대야말로 그 어떤 마음보다 필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또 이순신과 공자, 귀곡자(중국 전국시대 초나라 사상가) 등 고전에 기록된 위인들의 언행으로 우리 삶에 용기가 필요한 이유와 진정을 다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즐거움,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는 기술 등을 들려주며 40대가 놓치기 쉬운 일상의 가치를 되새기게 한다.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들에서 주제를 이끌어내고 이와 어울리는 노래, 영화, 소설 이야기를 곁들여 고전 해석이 줄 수 있는 지루함과 딱딱함을 덜어낸 저자의 솜씨가 탁월하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하지만 현대인들에게 과연 마흔이 흔들리지 않는 시기일까. 마흔으로 대표되는 40대는 바쁘게 달려왔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위치에 올라 더 나아갈 수 없는 벽 앞에서 좌절하기도 하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변화를 꿈꾸기도 한다.
그동안 지켜온 신념과 가치가 흔들리기도 한다. 가족과 일에만 매달렸던 시간들을 후회하며 남은 인생을 어떻게 꾸려갈 것인지 계획을 세우기도 하고, 돈과 명예가 아닌 좀 더 가치 있는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기도 한다. ‘100세 시대’라는 현대에 마흔은 삶의 한가운데서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불혹, 세상에 혹하지 아니하리라》에서 신정근 성균관대 교수(48)는 이런 40대에게 삶의 지침이나 반면교사가 될 수 있는 해답을 고전을 통해 제시한다. 전작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에서 40대라는 인생의 굽잇길에서 되새겨야 할 삶과 일의 의미를 설파한 저자는 “사십을 보내면서 오십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 하는 생각으로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세상사에 치여 나를 돌아볼 시간도 없이 바쁘게 달려온 40대들에게 “2500여년 삶의 지혜가 담긴 동양 고전을 통해 ‘앎’이라는 유혹과 인생 의미 찾기에 빠져 보라”고 권한다.
저자는 나이듦, 술, 탐욕, 쾌락, 무리, 편견, 권위 등 40대가 경계해야 할 7가지 키워드와 초발심, 용기, 진정성, 공감, 의미 있는 삶, 나누며 사는 삶 등 마음껏 혹해도 좋은 주제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이에 대한 답은 《논어》《장자》《중용》《시경》《한비자》《세설신어》《성학집요》등 40여권의 동양 고전에서 찾는다.
마흔이 되면 한 번쯤 생각해보기 마련인 ‘나이듦’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저자는 하늘과 땅처럼 영원히 지속되는 삶을 찾아 헤맨 진시황의 이야기를 통해 ‘노화’에 저항하는 삶이 옳은 것인가에 대해 지적한다. 이어 술동이를 두드리고 노래를 부르면서 아내의 죽음을 받아들인 장자의 ‘고분이가(鼓盆而歌)’ 이야기를 들려주며 “늙어감과 죽음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니 이에 순응하는 삶이 좋지 아니한가”라고 되묻는다.
저자는 마흔에 가져야 할 첫 번째 마음이 ‘초발심’이라고 강조한다. “초발심은 우리가 시작했던 일에 뭔가 문제가 생겨 주저앉더라도 새롭게 시작하도록 만드는 힘”이라며 “변화를 두려워하는 40대야말로 그 어떤 마음보다 필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또 이순신과 공자, 귀곡자(중국 전국시대 초나라 사상가) 등 고전에 기록된 위인들의 언행으로 우리 삶에 용기가 필요한 이유와 진정을 다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즐거움,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는 기술 등을 들려주며 40대가 놓치기 쉬운 일상의 가치를 되새기게 한다.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들에서 주제를 이끌어내고 이와 어울리는 노래, 영화, 소설 이야기를 곁들여 고전 해석이 줄 수 있는 지루함과 딱딱함을 덜어낸 저자의 솜씨가 탁월하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