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의 대선 패배 이후 당내 ‘친노무현·비노’ 중심의 과거 계파모임이 지고 신(新) 정책모임이 뜨고 있다. 친노·486(40대·80년대 학번) 주류 세력은 대선 패배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전면에 나서지 못하고 있고, 비주류 쇄신파도 문희상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지도부에 상당수 발탁되면서 더 이상 불만을 제기할 수 없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탈계파·중도성향의 당내 모임이 속속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중간층과 수도권에서 민심을 잃은 게 대선 패인으로 지적되면서 이념적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합리적 중도를 포괄하는 정책노선을 재정립하자는 당 안팎의 요구를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가장 눈에 띄는 모임은 탈계파·당혁신·정책연구를 목표로 하는 ‘주춧돌’이다. 김관영 김성주 박수현 박완주 박혜자 신경민 유은혜 윤관석 은수미 이언주 전순옥 홍의락 홍익표 홍종학(이상 초선) 김상희 김현미 민병두 백재현 안규백 유성엽 이용섭 이춘석(이상 재선) 등 22명의 초·재선 의원으로 구성됐다.

주춧돌 모임은 계파색을 탈피하고 수평적 네트워크 성격을 유지하기 위해 이용섭 김상희 김현미 신경민 박수현 의원이 3개월마다 돌아가면서 공동의장을 맡는다. 이달 초 출범한 이 모임은 매주 수요일에 정책 비전과 당 혁신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오는 29일 정책노선에 대한 토론회를 연다.

모임 소속인 민병두 의원은 지난 16일 낸 대선 패인 분석 보고서에서 “박근혜 당선인의 민생입법을 민주당의 당론으로 입법하자”는 파격 제안을 하기도 했다. 정부여당을 흠집내기보다는 ‘역발상’을 통해 당 혁신을 이끌고 민생대안 야당을 만들자는 주장이다.

비대위원장 선출을 앞두고 ‘박영선 의원 추대론 카드’를 주장했던 주류 소장파 11명은 정기적인 모임을 갖지 않지만 기존 계파를 탈피해 당 개혁을 주도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박영선 조정식 우상호 이인영 김현미 우원식 김기식 박홍근 신경민 유은혜 은수미 의원 등 수도권과 비례대표 의원들이 중심이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