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또 혼조세를 보였다. 경제지표와 은행들의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감이 지수 반등의 발목을 잡았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3.66포인트(0.17%) 하락한 1만3511.23에서 거래를 마쳤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29포인트(0.02%) 상승한 1472.63을, 나스닥 종합지수는 6.77포인트(0.22%) 오른 3117.54를 각각 기록했다.

골드만삭스가 지난해 4분기 순익이 28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배 가까이 늘었다고 발표한데 힘입어 상승세를 탔다.

JP모건은 지난해 4분기 순익이 56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53% 늘었다고 발표했음에도 하락했다.

'아이폰5'의 수요 부진 우려로 이틀 연속 3%대의 급락세를 보인 애플은 4.15% 급등하며 주당 500달러 위로 올라섰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미국 경제가 최근 몇 주 동안 '점진적 또는 완만한'(modest or moderate) 성장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Fed는 이날 발간한 '베이지북'에서 12개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의 지난해 말 경기 동향을 종합한 결과 연말연시 쇼핑 시즌과 자동차 수요 확대, 주택시장 회복세 등이 11월 중순부터 12월까지의 경제를 부양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재정절벽 위기를 앞두고 '느린 속도'(measured pace)의 확장세를 보였다던 지난달의 진단보다는 나아진 것이다.

Fed는 대부분 연방준비은행이 관할 지역의 경기 상황을 '점진적' 또는 '완만한' 확장세라고 표현했지만 세인트루이스 연은은 해당 지역 성장이 후퇴하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세계은행이 2013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에서 2.4%로 0.6포인트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은 투자심리에 부담을 줬다.

세계은행은 보고서에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은 지났지만 여전히 위태롭고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개도국은 탄탄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선진국은 여전히 불안하고 회복세가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세계은행은 2012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2.3%로 올해와 거의 비슷하지만 2014년에는 3.1%, 2015년에는 3.3%로 점차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 물가는 전월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따라서 Fed가 양적완화 기조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여지가 넓어졌다. 같은 달 산업생산은 0.3% 늘었고 설비가동률은 78.5%를 유지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채무상한 증액을 둘러싼 불확실성 역시 투자자들을 보수적으로 만들었다.

인터넷 경매업체인 이베이는 이날 뉴욕증시 마감 이후,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씨티그룹은 17일 오전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각각 발표한다.

국제유가는 미국의 원유재고 감소로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96센트(1.0%) 오른 배럴당 94.24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9월18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금값은 하락했다. 2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70센트 떨어진 온스당 1,683.2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한경닷컴 증권금융팀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