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대우증권은 17일 최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둔화되고 있는 현상은 뱅가드 펀드의 추종지수 변경에 따른 현상이기 보다 애플을 비롯한 미국 IT(정보기술) 업종의 주가 하락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 증권사 한치환 애널리스트는 "올해 들어 2주간 글로벌 펀드인 'GEM'과 'Asia ex-Japan펀드'로 100억 달러 이상이 유입됐다"면서 "이머징아시아 지역과 관련한 펀드 자금 유입과 아시아 주요국에서 외국인 매수세는 거의 동일한 패턴을 그리고 있지만 최근 한국과 대만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더뎌지면서 인도, 일본 등과 차별화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서만 외국인 매수세가 더딘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일단 뱅가드 펀드의 추종지수 변경에 따른 현상으로 볼 수는 없다"면서 "결론적으로 전체적인 매수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지역별로 매수세의 소강상태가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한국과 대만 증시에서의 외국인 매수세 둔화는 미국 IT 섹터의 영향이 크다는 판단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최근 애플의 주가 하락으로 나스닥이 상대적으로 더딘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한국과 대만의 IT섹터는 미국 나스닥에 비해 선전하고 있지만 직접적인 제품 경쟁관계에 위치한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나스닥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최근 미국 IT섹터의 상대적 부진이 국내 부품업체들의 상대적 부진을 견인하해 이로 인해 IT산업의 비중이 큰 한국과 대만 증시에서의 외국인 매수세 둔화의 요인으로 보인다는 진단이다.

그는 "중국과 동남아 지역의 경기회복 기대감 등을 감안하면 올해 경기 회복세가 예상된다"면서 "최근의 나스닥 부진도 추세적인 모습으로 전개되지는 않을 것이며 이는 한국과 대만 IT섹터에 대한 우려감을 완화시키는 동시에 다시 외국인 매수세 유입을 이끌 수 있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