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BIS 비율 등 재무 건전성 양호…성장성 악화는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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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전북은행
은행업 업황 분석
은행업 업황 분석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올해 은행업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금융소비자 보호와 은행 자본 규제를 강화하려는 정부의 정책기조도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은행업종의 주가 회복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남은 한 가지 변수는 거시경제 모멘텀이다. 한국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상황은 서서히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저금리 지속으로 가계와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이 낮게 유지되고 있어서다.
최근 금융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대출 가산금리 체계 개편과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가 추진되고 있다. 이로 인해 작년 말 기준 은행들의 이자 부문 수익성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은행의 자산 대비 영업수익률은 2.3%로 예상된다. 1998~2001년 외환위기 직후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란 얘기다.
국내 업황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유럽연합(EU) 등에서 금융규제가 강화된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만큼 쉽게 변하기 어려울 것이다. 은행의 수익성 하락은 위기 극복을 위한 저금리 정책,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이자율 및 수수료율 규제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상업은행 위주인 국내 금융업계의 업황은 미국, 유럽 등과 크게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회사에도 강한 규제 압박이 작용하는 것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규제 강화는 은행의 유동성을 강조하고 자본 구성을 강화하는 ‘바젤Ⅲ’로 요약할 수 있다. 최근 바젤Ⅲ의 도입이 잠정 연기됐지만 결국은 도입될 것이다. 바젤Ⅲ의 요구사항에 대비하기 위해 은행들의 배당 자제와 내부유보 확대를 위한 규제가 엄격한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수익성 악화와 함께 은행업의 성장성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2000년 이후 은행업의 성장을 이끌어 온 것은 가계대출, 특히 주택담보대출 증가였다. 하지만 가계부채가 늘어나면서 가계 부문에 대한 규제 강도도 세지고 있다. 가계부채의 만기구조를 장기화하기 위해 주택금융공사로의 유동화를 전제로 한 적격대출 판매도 증가하고 있다. 적격대출 활성화는 대형 은행들의 입지를 줄이게 된다. 가계대출의 경우 2% 미만의 저성장이 예상된다.
매년 10%대를 유지했던 신용카드 이용금액 증가율도 5% 미만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은행의 자산 성장세가 둔화되고 수익성은 하락하고 있어 은행업종에 대한 기대수준을 낮출 필요가 있다.
그러나 모든 상황이 비관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경기전망에 따라서는 은행업종 주가의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 첫째, 경기상황이 매우 불확실하고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은 사상 최고 수준이다. 작년 9월 말 기준 주요 금융지주회사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3.07%이며 기본자본비율도 10.49%로 바젤Ⅲ 기준을 거의 충족시키고 있다.
둘째, 불확실한 경제전망에도 신용손실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신용위험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낮은 것은 저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가계 및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이 낮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부 환경요인 외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조선, 해운, 건설 등 주의업종에 대해 집중적인 신용관리와 손실처리가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은행의 실적이 추가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은 많지 않다.
셋째, 현재 추진 중인 규제들로 인해 은행의 자본수익률은 낮아지더라도 은행의 안정성은 높아질 수 있다. 은행에 대한 요구수익률 또한 하락할 수 있다. 국가신용등급 상향으로 국내 은행들에 대한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 등은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해외 조달금리가 떨어지는 점은 국내 은행의 리스크가 구조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 국가경제의 전반적 수준과 경기상황을 가장 잘 반영하는 업종이라는 점에서 은행업의 성장성 및 수익성 하락은 한국 경제가 성숙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필연적인 결과다. 은행의 구조적인 변화에 따라 은행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잡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은행업계가 효율성과 건전성을 높이고 새로운 수익성을 발굴하면 한국 경제의 전체적인 레벨업을 이룰 수 있다. 은행업도 안정적인 발전단계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은행 산업의 수익성 하락과 성장성 둔화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하는 과정이므로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다.
이병건 <동부증권 기업분석1팀장 pyrrhon72@dongbuhappy.com>
남은 한 가지 변수는 거시경제 모멘텀이다. 한국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상황은 서서히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저금리 지속으로 가계와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이 낮게 유지되고 있어서다.
최근 금융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대출 가산금리 체계 개편과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가 추진되고 있다. 이로 인해 작년 말 기준 은행들의 이자 부문 수익성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은행의 자산 대비 영업수익률은 2.3%로 예상된다. 1998~2001년 외환위기 직후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란 얘기다.
국내 업황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유럽연합(EU) 등에서 금융규제가 강화된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만큼 쉽게 변하기 어려울 것이다. 은행의 수익성 하락은 위기 극복을 위한 저금리 정책,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이자율 및 수수료율 규제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상업은행 위주인 국내 금융업계의 업황은 미국, 유럽 등과 크게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회사에도 강한 규제 압박이 작용하는 것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규제 강화는 은행의 유동성을 강조하고 자본 구성을 강화하는 ‘바젤Ⅲ’로 요약할 수 있다. 최근 바젤Ⅲ의 도입이 잠정 연기됐지만 결국은 도입될 것이다. 바젤Ⅲ의 요구사항에 대비하기 위해 은행들의 배당 자제와 내부유보 확대를 위한 규제가 엄격한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수익성 악화와 함께 은행업의 성장성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2000년 이후 은행업의 성장을 이끌어 온 것은 가계대출, 특히 주택담보대출 증가였다. 하지만 가계부채가 늘어나면서 가계 부문에 대한 규제 강도도 세지고 있다. 가계부채의 만기구조를 장기화하기 위해 주택금융공사로의 유동화를 전제로 한 적격대출 판매도 증가하고 있다. 적격대출 활성화는 대형 은행들의 입지를 줄이게 된다. 가계대출의 경우 2% 미만의 저성장이 예상된다.
매년 10%대를 유지했던 신용카드 이용금액 증가율도 5% 미만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은행의 자산 성장세가 둔화되고 수익성은 하락하고 있어 은행업종에 대한 기대수준을 낮출 필요가 있다.
그러나 모든 상황이 비관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경기전망에 따라서는 은행업종 주가의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 첫째, 경기상황이 매우 불확실하고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은 사상 최고 수준이다. 작년 9월 말 기준 주요 금융지주회사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3.07%이며 기본자본비율도 10.49%로 바젤Ⅲ 기준을 거의 충족시키고 있다.
둘째, 불확실한 경제전망에도 신용손실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신용위험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낮은 것은 저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가계 및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이 낮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부 환경요인 외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조선, 해운, 건설 등 주의업종에 대해 집중적인 신용관리와 손실처리가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은행의 실적이 추가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은 많지 않다.
셋째, 현재 추진 중인 규제들로 인해 은행의 자본수익률은 낮아지더라도 은행의 안정성은 높아질 수 있다. 은행에 대한 요구수익률 또한 하락할 수 있다. 국가신용등급 상향으로 국내 은행들에 대한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 등은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해외 조달금리가 떨어지는 점은 국내 은행의 리스크가 구조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 국가경제의 전반적 수준과 경기상황을 가장 잘 반영하는 업종이라는 점에서 은행업의 성장성 및 수익성 하락은 한국 경제가 성숙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필연적인 결과다. 은행의 구조적인 변화에 따라 은행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잡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은행업계가 효율성과 건전성을 높이고 새로운 수익성을 발굴하면 한국 경제의 전체적인 레벨업을 이룰 수 있다. 은행업도 안정적인 발전단계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은행 산업의 수익성 하락과 성장성 둔화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하는 과정이므로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다.
이병건 <동부증권 기업분석1팀장 pyrrhon72@dongbuhapp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