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회사, 운전자 주행 특성 고려해 교환해야

자동변속기 오일을 10만㎞까지 사용해야 한다는 한국석유관리원의 발표에 대해 자동차회사들이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운전자마다 주행 특성이 다르다는 점이 배제된 채 무조건 10만㎞를 고집하는 것은 오히려 변속기 내구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7일 국내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재 사용되는 자동변속기 오일은 대부분 무교환 또는 10만㎞ 주행 후 교환이 권고된다. 그러나 가혹조건일 때는 4만㎞ 사용 후 교환하도록 매뉴얼에 표기돼 있다. 여기서 가혹조건이란 짧은 거리를 반복해서 주행했을 때, 섭씨 32도 이상의 혼잡한 시가지 주행으로 50% 이상 사용했을 때, 험한 길(모래, 자갈, 눈, 비포장) 주행 빈도가 높을 때, 산길이나 오르막 또는 내리막 주행이 많을 때, 경찰차, 택시, 상용차, 견인차 등으로 사용되는 때를 말한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2006년까지 생산된 차종은 일반적으로 10만㎞가 변속기오일 교환 시점이지만 가혹 조건에 포함된다면 4만㎞ 주행 후 바꿔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석유관리원의 발표 이전부터 국내 자동차는 10만㎞ 사용 후 바꿔주도록 돼 있었다"며 "다만 이번 발표로 가혹 조건에 포함되는 사람마저 10만㎞를 고집한다면 오히려 변속기 내구성에 손상이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2007년 이후부터 생산된 승용차는 기본적으로 변속기 오일을 교환하지 않아도 된다"며 "그러나 무교환이라도 가혹조건에 해당되는 사업용 차는 10만㎞마다 교환을 권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자동변속기 오일은 유성이 좋고, 점도가 적당해야 한다. 또한 비중이 크고, 산화에도 강해야 한다. 이외 응고점과 윤활성도 좋아야 한다. 특히 점도는 높고 낮음에 따라 단점을 수반할 수 있어 자동차회사도 개발할 때 신중을 기하는 부분이다. 점도가 높으면 동력이 손실되고, 내부 마찰로 온도가 오르게 된다. 반면 점도나 낮으면 펌프 효율 저하로 온도가 오르고, 정밀제어가 어렵게 된다.

더불어 기포가 발생하지 않아야 하는 것도 변속기 오일의 조건이다. 기포가 생기면 오일 펌프의 능력이 떨어져 유압이 낮아진다. 일반적으로 점도가 낮을수록, 온도가 높을수록 기포 발생이 감소한다. 자동차회사들이 자동변속기 오일을 개발할 때 고온 현상을 막는데 주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이에 앞서 한국석유관리원은 자체적으로 5만㎞와 10만㎞를 주행한 뒤 자동변속기 오일 품질을 분석한 결과 가장 중요한 동점도, 점도지수 등의 변화가 없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