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박카스 안판다"…정관까지 바꿔 진화 나서
동아제약은 박카스 사업을 매각할 경우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도록 정관을 바꾸기로 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지주사로 전환한 뒤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박카스 사업을 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이날 “박카스 사업부문이 포함되는 물적분할 비상장사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 해소를 위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카스 사업 양도 시 주총 특별결의를 요구하도록 한다’는 내용을 정관에 새롭게 넣겠다”고 말했다.

주총 특별결의 대상이 되면 출석 주주 3분의 2와 발행 주식 3분의 1의 찬성이 있어야 안건이 통과된다. 당초엔 박카스 등 일반의약품사업부가 지주사의 100% 자회사가 되면 주총을 거치지 않고 이사회 결의만으로 매각이 가능했다.

동아제약은 오는 3월1일을 기점으로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와 전문의약품 자회사인 동아ST, 박카스 등 일반의약품 자회사인 동아제약으로 분리하는 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이다. 논란이 된 대목은 동아제약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박카스 부문을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지분을 100% 갖는 비상장 자회사로 두는 부분이다. 동아제약 측은 “박카스 사업 등을 비상장 자회사로 두는 것은 지주회사가 혁신신약, 바이오신약 개발에 필요한 투자비용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대주주와 소액투자자들은 “박카스 사업부문을 지주사 안에 포함시키지 않고 비상장 형태로 100% 자회사로 두겠다는 것은 향후 매각을 쉽게 하려는 의도”라며 반발했다. 박카스 등의 일반의약품부문은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추정) 9375억원 가운데 3065억원을 차지해 영업이익 기여도가 높은 알짜배기다.

이 같은 회사 측의 ‘정관 변경 카드’가 오는 28일 지주사 전환을 위한 임시 주총에 앞서 대주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이다. 3대 주주인 국민연금(9.5%)은 다음주 민간위원 9인으로 구성된 의결권전문위원회를 열어 지주사 전환에 대한 찬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