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 가치가 2년7개월 만에 달러당 90엔 선으로 떨어졌다. 일본 중앙은행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금융완화 정책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려는 수요가 급증했다.

18일 뉴욕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장중 한때 달러당 90.14엔까지 하락했다. 엔·달러 환율이 90엔대에 진입한 것은 2010년 6월 이후 2년7개월 만이다.

일본은행이 21~22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 금융완화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엔화 매도세를 부추겼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은행이 이번 회의를 통해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국채매입기금을 10조엔가량 증액하기로 방침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엔화 약세를 재료로 일본 주식시장은 급등했다.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 평균주가는 전날에 비해 2% 이상 오르며 1만1000엔 선에 바짝 다가섰다. 사이토 유지 크레디아그리콜 도쿄 외환거래 부문 이사는 “참의원 선거를 치르는 오는 7월까지 엔화 가치가 달러당 95엔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