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은 사용후핵연료에서 우라늄 등 유용한 핵물질을 분리해내는 파이로프로세싱(pyroprocessing) 시험시설인 ‘프라이드(PRIDE)’를 5월 완공한다고 20일 발표했다.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는 원자력발전소 내 수조에 임시 보관하고 있으나 2016년께 저장공간이 포화상태에 달해 이를 관리할 대안이 필요한 상태다.

파이로프로세싱은 재처리 기술을 이용해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다. 고온(500~650도)의 용융염을 이용, 전기화학적인 방법으로 사용후핵연료에서 우라늄 등 유용한 핵물질을 분리해내는 기술이다.

회수한 우라늄을 연료로 재활용할 수 있고, 고준위폐기물 처분장 면적도 10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는 게 연구원 측의 설명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러시아, 일본, 중국, 인도 등 주요 원자력 선진국들도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프라이드는 세계 최초로 파이로프로세싱의 모든 공정을 모의 시험할 수 있는 시설로 원자력연구원은 시운전을 거쳐 연내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산화물 연료 투입부터 최종 우라늄 덩어리와 폐기물 고화체 제조까지 종합적 모의 시험 및 평가가 가능하다. 3년간 330억원을 투입해 건설했으며 공학 연구용으로 연간 10t 정도의 폐기물을 재처리할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20년까지 실험자료를 확보해 파이로의 기술성, 경제성, 핵확산저항성을 검증한 후 실증시설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정연호 원자력원구원장은 “일부 공정에서는 미국 시설보다 효율이 15배 이상 높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양팔조작기를 도입해 공정을 효율화했다”며 “파이로프로세싱은 소듐냉각고속로와 연계해 사용후핵연료 문제를 해결하고 원자력발전의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미래형 신기술”이라고 소개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