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자 본지 1면에 ‘공무원·교사·군인 기초연금 못받아' 제하의 기사가 보도된 뒤 독자들의 열띤 반응과 의견이 쏟아졌다. 이 기사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주요 대선 공약인 기초연금(월 20만원) 수혜 대상에서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 3대 특수직역 연금 수급자를 제외하는 방안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한 50대 여성 공무원은 본사에 전화를 걸어와 “나도 대선에서 박 당선인을 뽑았지만 복지 공약을 다 지키려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람들이 게을러지지 않도록 복지 혜택을 남발하지 말고, 부자에게는 혜택을 줘서는 안 된다”며 “한국경제신문이 (이 같은) 옳은 말을 계속 해달라”고 당부했다. 30대 초등학교 여교사도 “솔직히 이미 충분한 연금을 받고 있는 공무원·교사·군인에게 굳이 기초연금을 줄 필요가 있느냐”며 “비록 내가 혜택을 보지 못하게 됐지만 이런 정책에는 적극 찬성”이라고 했다.

물론 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인터넷 포털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lsw5****)은 “군인 경찰 소방공무원들 박봉에 근무 여건도 좋지 못한데 제외라니 하 참”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또다른 네티즌(puha****)도 “공무원연금이 개정(2010년)된 뒤 임용된 공무원은 이제 국민연금이랑 수령액 차이도 별로 없는데 왜 공무원이란 이유만으로 더 적게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발했다.

박 당선인은 대선 전 현재 소득 하위 70%에 속한 65세 이상 노인에게 지급하는 기초노령연금을 기초연금으로 바꾼 뒤 국민연금과 통합해 매달 20만원씩 주겠다고 약속했다. 마치 현재 9만7000원에 불과한 기초노령연금을 두 배로 올려주고, 대상자도 65세 이상 전체 노인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처럼 해석돼 논란을 빚은 끝에 최근 인수위가 방향을 정리한 것이다.

기초연금의 본래 취지는 노인 빈곤 문제 해결이다. 기초노령연금은 국민연금이나 공무원연금 등 다른 연금을 받더라도 소득 기준만 충족하면 수령할 수 있어 중복 수급자만 100만명을 넘었다. 기초연금 도입을 통해 이 같은 문제를 최소화하고 꼭 필요한 계층에 혜택을 집중시켜 노인 빈곤 문제가 실질적으로 완화될 수 있도록 인수위가 제도를 설계해주길 기대한다.

이호기 정치부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