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손이란 어릴 때는 항상 무거운 짐이었지만 이제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이끄는 힘입니다.”

다음달 성균관대에서 ‘퇴계의 주리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는 이치억 씨(38·사진)는 1000원권 지폐에 담긴 퇴계 이황 선생을 닮았다. 그는 실제 퇴계 선생의 17대 종손이자 동문이다. 일본 메지로(目白)대학에서 아시아 지역문화를 전공한 이씨가 유교에 마음을 열기 시작한 것은 2001년 고향 안동에서 열린 퇴계 탄신 500주년 기념행사 때다.

“저는 유교문화를 벗어나서는 살 수 없는 사람이니까 제대로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유교에 대한 제 부정적인 생각이 무엇 때문인지, 과연 그 본질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어요.” 2002년 성균관대 유학대학원 석사과정에 입학했고, 2005년 학위를 받은 후 바로 박사과정에 들어갔다.

영화에도 관심이 많다는 그는 “철학은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돼야 한다”며 “딱딱한 글이 아닌 영상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