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방문하는 외국인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가져갈 수 있도록 허용됐다고 신화통신이 북한·이집트 합작 휴대전화 업체 ‘고려링크’의 한 기술자를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지금까지 북한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세관에 자신의 휴대전화를 맡기고 출국 때 찾아가야 했다.

한 고려링크의 이집트인 기술자는 신화통신에 “지난 7일부터 세관에 휴대전화 단말기 식별번호를 등록하기만 하면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방식의 3세대(3G) 휴대전화 사용자는 50유로(한화 7만원 상당) 짜리 고려링크 유심카드를 사면 이 휴대전화로 국제전화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 보안 당국과 협상이 힘들었지만 최근 승인을 받았다”며 “이번 조치는 지난번 구글 회장 등의 방북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외국인은 북한 주민과 다른 종류의 유심카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서로 통화할 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휴대전화로 인터넷은 접속할 수 없다

현재 북한에는 180만명의 주민이 3G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지만 멀티문자서비스(MMS)와 화상전화 외에 인터넷 접속이나 국제전화 등의 서비스는 지원되지 않고 있다.

고려링크 기술자는 외국인을 위한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는 곧 시행될 것이라며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