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이 22일 추가 양적완화 조치로써 내년부터 매월 13조엔씩 무기한으로 자산을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물가 상승률 목표치를 2%로 정했다.

일본은행이 2회 연속 양적완화에 나서는 것은 2003년 5월이래 약 9년반만의 일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시장 예상보다는 다소 강화된 것이지만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민구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 목표치의 상향 조정 및 추가 양적 완화 실시에 대한 것은 이미 시장참가자들이 예상했던 내용으로 1월 통화정책협의회의 결과가 시장의 예상치를 벗어나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목표치와 관련된 협정의 체결이나 구체적인 달성 기간의 설정이 없었다는 점은 어느 정도 일본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보장한 것으로 기존 일본 정부의 강경한 입장에서 다소 물러선 것"이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의 공동성명에서 성장 전략 추진을 위한 공조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힘으로써 일본 중앙은행의 통화 완화 기조는 지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BOJ의 정책 발표 후 엔·달러 환율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으며, 원·달러 환율은 소폭 오르고 있다. 이날 오후 2시8분 현재 엔·달러 환율은 0.56% 떨어지고 있고, 원·달러 환율은 0.06% 상승중이다.

홍석찬 대신경제연구소 애널리스트는 "정책이 예상치에 부합함에 따라 그 동안 가지고 있던 원화에 대한 롱포지션, 엔화에 대한 숏포지션을 일부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 같은 엔화 조정 현상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엔·달러 환율 수준이 아직 일본 정부가 원하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며 "올해 3, 4월에 일본은행 총재와 부총재 선임 예정돼 있는데, 일본 정부 정책에 부합하는 인물을 후임으로 내세우면서 일본 엔화 약세에 더욱 드라이브 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엔화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예상보다 일본 정부의 의지가 강하게 나타난 모습으로 엔화 약세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일본과 경쟁 관계에 있는 자동차주 등 수출주의 경우 엔화 약세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어느 정도 이익을 낼지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오 팀장은 "시장에서도 경계감이 이어지고 실제로 실적이 괜찮게 나오면 다시 매입하는 국면이 재계될 듯하다"며 "시장은 당분간 횡보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날 자동차주가 반등하는 것은 단기 우려를 보였던 불확실성이 소멸된 것에 따른 것으로 기술적 반등 정도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다운·최성남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