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조사를 강행하면 쌍용차는 또다시 위기에 빠질 겁니다.”

김규한 쌍용자동차 노조위원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국정조사 반대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저희들은 이곳보다 공장에서 일을 해야 한다”며 “더 이상 길거리에 나돌지 않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정치권이 회사를 흔들면 회사의 최대주주인 마힌드라&마힌드라 그룹과 소비자들 모두 회사를 불신하게 된다”며 “기업 이미지 실추는 쌍용차 신차 개발 및 판매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쌍용차 노사와 지역 시민단체, 지역구 의원 등으로 구성된 ‘쌍용차 정상화 추진 위원회’는 이날 회사 직원과 협력사, 일반 시민 등 11만명이 서명한 쌍용차 국정조사 반대 청원서를 여야 대표에게 전달했다. 노조 고위 관계자는 “3일만에 11만명의 서명을 받을 수 있었던 건 그만큼 사회적인 관심이 쌍용차 정상화에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시민단체들도 강도높게 정치권의 국정조사를 반대했다. 강명원 평택시민단체협의회 회장은 “쌍용차는 평택시 경제의 20%를 차지하는 중요한 회사”라며 “자꾸 정치권이 쌍용차를 들쑤시면 시민들이 몸으로 막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위원회는 현재 일하고 있는 근로자들도 일감부족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무급휴직자까지 전원 복직시켰음에도 불구하고 해직근로자들의 복직을 주장하며 국정조사를 강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정치권의 압박에 마힌드라&마힌드라그룹 이사회가 신규 투자금 투입을 보류하고 있다”며 “상황이 악화돼 마힌드라 마저 쌍용차를 떠나면 이제 아무도 쌍용차를 맡으려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불신 해소를 위해 국회 환노위 의원들이 쌍용차 노조와 함께 마힌드라그룹 본사를 방문하자고 제의하기도 했다.

한편, 같은 날 진보정의당 소속의원 7명은 국회 본관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쌍용차 국정조사를 촉구하는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노동 현안만큼 시급한 민생현안은 없으며 쌍용차 문제는 가장 중요한 노동현안 중 하나”라며 “여야가 국회를 진정한 민생국회로 만들고자 한다면 쌍용차 문제는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