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의 4인조 ‘밴드아이돌’ 씨엔블루가 6개 전곡을 자작곡으로 채운 4집 미니앨범 ‘Re:Blue’를 냈다. 타이틀곡 ‘아임 쏘리(I’m sorry)’를 비롯해 5곡은 리더 정용화가, ‘나 그대보다’는 이종현이 작곡했다. 수록곡 중 ‘웨어 유 아(Where you are)’는 일본 오리콘차트에서 해외 밴드로는 41년 만에 싱글부문 주간차트 1위에 올랐다.

정용화(보컬, 기타), 이종현(보컬, 기타), 강민혁(드럼), 이정신(베이스, 랩) 등으로 구성된 씨엔블루는 댄스그룹 위주인 아이돌가수 판도에서 드물게 전원이 악기를 연주한다. 지난해 일본과 미국 영국 등에서 활동하며 거둔 수익이 150억원을 넘어섰다. 4집 발매에 이어 오는 4월부터 중국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 호주 북미 남미까지 이어지는 대규모 월드 투어를 계획 중인 이들을 서울 청담동에 있는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났다.

“전곡을 자작곡으로 낸 앨범은 처음이라 더 기뻐요. 자작곡 앨범은 팬들이 원하는 것이어서 저도 늘 입버릇처럼 말해왔어요. 하지만 막상 닥치니까 일상적인 일(작사·작곡)인데도 창작의 고통이 새삼 느껴지더군요. 영국밴드를 좋아해서 앨범 재킷을 영국에서 만들었어요.”(정용화)

수록곡들은 대체로 씨엔블루 특유의 세련된 모던 록 색깔이 짙게 투영돼 있다. ‘아임 쏘리’는 여자에게 차인 소심한 남자의 슬픔을 노래해 공감을 전해준다. ‘나 그대보다’는 헤어진 연인의 행복을 비는 내용을 어쿠스틱한 분위기의 모던 록으로 풀어냈다. 이 곡을 쓴 이종현은 “드라마 촬영 중 대기시간에 나만의 힐링이 필요해 작곡했다”며 “다른 곡들에 비해 편안한 멜로디가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웨어유아’가 오리콘차트 사상 41년 만에 밴드 곡으로 1위에 오른 비결은 무엇일까. 정용화는 “일본의 J팝에 부족한 록의 느낌을 살린 까닭에 일본인들이 신선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댄스아이돌’과 달리 ‘밴드아이돌’의 최대 강점은 장수한다는 것”이라며 “롤링스톤스의 막내 기타리스트가 35년차라고 소개할 때 ‘이게 밴드의 힘이구나’ 싶었다”고 덧붙였다.

“해를 거듭할수록 저희들에 대한 팬들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어요. 초창기에는 ‘핸드싱크’(무대에서 연주하는 흉내만 내는 것) 논란이 일었지만 수많은 라이브 공연을 통해 논란이 사라졌고 실력을 인정해주더군요.”(이정신)

강민혁은 “지난해 일본 아레나 투어에서 10만명을 모은 뒤 자신감이 커졌고 스스로 성장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네 멤버는 최근 대박 드라마에 잇따라 출연해 안방 팬들에게도 친숙해졌다. 정용화는 일본에서 히트한 ‘미남이시네요’에 출연해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강민혁은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세련된 바람둥이 차세광 역으로 열연했다. 이종현은 ‘신사의 품격’에서 장동건의 아들 역으로 출연했고 이정신은 최근 시청률 40%를 돌파한 ‘내 딸 서영이’에서 어머니들의 로망인 막내아들 강성재 역으로 호평을 얻고 있다.

씨엔블루는 올해 국내 밴드 최초로 월드투어에도 도전한다. FNC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현재 대만, 싱가포르, 태국,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등 5곳의 공연이 확정됐다. 유럽 국가들과 미국 주요 도시 공연 일정은 조율 중이며, 호주와 남미에서도 씨엔블루의 공연을 유치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오는 5월 서울에서도 공연할 예정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