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월22일 오전 11시57분

NH농협증권이 과도한 인수 수수료로 시장 안팎의 빈축을 사고 있다. 투자자 확보가 여의치 않은 비우량 기업을 대상으로 단위 농협을 앞세워 수수료 장사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동부팜한농은 오는 29일 총 14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이번 회사채는 울산공장을 담보로 한 담보부사채다. 1800억원을 웃도는 담보자산 가치 덕분에 BBB급 기업인 동부팜한농은 A-로 회사채를 발행하게 됐다.

2년 만기 600억원어치는 연 4.1%, 3년 만기 800억원어치는 연 4.4%로 발행금리를 확정했다. 담보부사채는 별도로 수요 예측을 실시하지 않아도 돼 대표 주관사인 NH농협증권과 협의, 결정했다.

문제는 인수 수수료다. NH농협증권은 총액 인수를 조건으로 2년 만기 600억원어치에 대해서는 발행금액의 1.8%, 3년 만기 800억원에 대해서는 2.5%의 인수 수수료를 받기로 했다. 동부팜한농은 연 5%로 2년, 연 5.23%로 3년간 돈을 빌리는 것과 같다. BBB급 기업이라도 인수 수수료가 발행금액의 0.3%를 넘는 일은 거의 없다.

지난 17일 동부팜한농은 2년 만기 일반 회사채(BBB+)를 연 5.4%에 발행했다. 인수 수수료는 발행금액의 0.3%다. 결과적으로 연 5.55%에 자금을 조달했다. 동부팜한농 입장에서는 담보부사채를 발행하면서 우량 담보까지 제공했지만 일반 회사채를 발행할 때와 비슷한 조달 비용을 부담하는 셈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비우량 회사채를 사려는 투자자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라며 “BBB급 기업인 동부팜한농은 자금 조달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단위 농협에 회사채 판매가 가능한 NH농협증권이 요구한 인수 수수료를 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