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전경련 정기총회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회장단 재편이다.

전경련은 허창수 회장 외에 이건희 삼성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등 20명의 부회장들이 회장단을 구성하고 있다. 부회장 임기에 관한 규정은 따로 없다. 본인의 은퇴·사망 등 사유가 발생하거나 소속 그룹이 없어지지 않는 이상 부회장직을 유지한다.

그런데 올해는 사정이 좀 다르다. 최용권 삼환기업 회장, 최태원 SK(주) 회장, 김준기 동부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등 4명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교체 물망에 올라 있다.

먼저 최용권 회장은 작년 말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직후 회장단 탈퇴 의사를 밝혔다. 삼환기업이 법정관리를 겪는 등 그룹 사정도 좋지 않다.

최태원 회장도 빠질 가능성이 있다. 그는 작년 말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직을 김창근 SK케미칼 부회장에게 넘기고 SK(주) 회장으로 물러앉았다. 외형상 김 부회장이 SK그룹을 대표하고 있는 셈이다.

전경련은 “최 회장이 회장단 탈퇴에 관한 어떠한 뜻도 전해오지 않았다”며 “(최 회장 교체 여부는) 전적으로 회장단 결정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6년 전 탈퇴 의사를 밝힌 김준기 회장도 있다. 김 회장은 2005년 회장단에 합류한 지 2년 만인 2007년 2월 자진 사임할 뜻을 밝혔다. 전경련은 그러나 회장 교체 등의 사유가 없는 한 회장단에서 탈퇴시킬 규정이 없다는 점을 들어 아직까지 김 회장을 회장단에 포함시키고 있다.

동부 관계자는 “김 회장 입장에선 사의를 벌써 표명했는데 전경련에서 빨리 처리해주지 않는다고 뭐라 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음달로 임기가 끝나는 정병철 상근 부회장의 거취도 관심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