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한송백(歲寒松栢). ‘어떤 역경에도 변하지 않는 굳은 절개’를 뜻하는 말이다.

웅진그룹에서 분리, 2013년 새 출발에 나선 코웨이의 홍준기 사장(사진)은 새해 첫날 이 같은 화두를 직원들에게 던졌다. 고객 만족을 위해 1989년 설립 이래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 생활환경가전 업계를 선도해 온 저력을 올해도 유감 없이 보여주겠다는 각오의 표현이다.

홍 사장은 “올해 경영 목표는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을 담아 ‘올 뉴 코웨이(All New Coway) 2013’으로 정했다”며 “핵심 경쟁력인 고객 서비스를 한층 강화하기 위해 고객이 ‘만족’을 넘어 ‘감동’할 수 있는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지속 성장 비결 ‘코디와 혁신’

코웨이는 설립 22년 만인 2011년 매출 1조7099억원, 영업이익 2425억원을 기록했다. 이렇게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힘은 고객 점접에서 서비스를 담당하는 ‘코웨이 레이디’(코디)에서 나왔다는 평가다. 전국적으로 활약하고 있는 1만3500여명의 코디들이 고객과 소통뿐 아니라 감성적인 유대감까지 형성하며 회사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 올해는 스마트폰을 앞세워 보다 발 빠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각오다.

연구·개발(R&D) 활동을 통한 기술 혁신은 성장의 또 다른 축이다. 지난해 매각 작업이 진행되는 중에도 세계 최초로 물 맛을 선택할 수 있는 ‘다빈치 정수기’(CHP-010E)’, 국내 최소 규모의 ‘한뼘 정수기’(CHP-241N) 등 차별화된 제품을 내놓은 게 좋은 예다. 2008년 설립된 환경기술연구소가 이런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 R&D 인력은 400여명으로 2008년 설립 당시보다 1.8배 늘었다. R&D 투자비는 695억원으로 98.5% 증가했다. 이기춘 환경기술연구소장은 “풍부한 R&D 인프라를 토대로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어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기술 혁신과 감성 디자인의 조화를 추구하는 ‘디노베이션’(디자인+이노베이션)도 지속 성장에 일조하고 있다. 코웨이는 2011년 9월 디자인 팀을 디자인 연구소로 확대 개편, 2006년 대비 9배인 45억원을 투자하는 등 디자인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독일 ‘레드 닷’과 ‘iF’, 미국 ‘IDEA’ 등 세계 3대 디자인상을 석권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안착’한 신규 사업, 다변화 ‘가속’

올해는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한 신규 사업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코웨이는 2011년 11월 국내 최초로 ‘매트리스 렌털 비즈니스’를 시작해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고가의 침대 매트리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빌려주고 관리해주는 홈케어 서비스는 ‘침대는 관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지난해 3월에는 타사 매트리스를 관리하는 상품을 선보였고 최근에는 이불, 베개 등 침구류까지 관리하는 ‘침구류 토털 케어 서비스’도 내놓았다. 현재 정기적으로 홈케어 서비스를 받고 있는 고객 계정 수는 약 12만개에 달한다.

정재훈 홍보팀장은 “홈케어 서비스가 렌털 5대 상품권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성장동력 역할을 톡톡히 하기 시작했다”며 “제품군 다변화에 속도를 내 ‘토털 홈케어 위생관리기업’으로 발돋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트리스 렌털 비즈니스는 코웨이의 이색 제안 제도인 ‘상상오션’이 잉태했다. 상상오션은 임직원들이 일상 생활에서 혁신 마인드를 무장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내기만 해도 보상하는 프로그램이다. 직원들이 낸 아이디어를 업무, 사회, 변화, 조직, 도전, 고객 등 6개 분야로 나눠 심사하고 실제 업무에 반영하는 식이다. 마일리지에 따라 승진 및 해외연수 등의 혜택을 부여하고 마일리지를 현금으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침대 매트리스 렌털 비즈니스는 코웨이 직원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제안해 사업으로 이어졌다. 홍 사장은 “세심한 통찰력으로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회사, 젊고 유연한 문화로 직원에게 감동을 주는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