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사장 김윤섭·사진)은 올해 가장 주목받는 제약사 중 하나다. 지난해 4월 약가일괄인하로 대다수 제약사가 고전할 때도 이 회사는 10% 후반대의 매출 신장률과 대폭적인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비리어드’ ‘프리베나’ 등 신규 도입 의약품과 고혈압치료제 ‘트윈스타’의 고성장, 해외 신규 수출 등의 3박자가 맞아떨어진 덕분이다.

증권 애널리스트들도 유한양행의 올해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보다 22%가량 늘어난 9329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75%가 늘어난 550억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B형 간염치료제 ‘비리어드’와 당뇨치료제 ‘트라젠타’를 올해 간판 품목으로 꼽았다. 각각 매출 500억원은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품목들이다.

유한양행이 연초부터 매출액 1위를 목표로 ‘일등 유한’을 기치로 내건 것도 이 같은 고성장에 대한 기대에서 나왔다.

업계 1위인 동아제약이 전문의약품(ETC)과 일반의약품(OTC) 부문으로 회사가 나뉠 경우 유한양행이 단일 제약사 매출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전문의약품 부문의 성장세가 가파른 가운데 일반의약품 부문에서는 ‘삐꼼씨’가 발매 50주년을 맞는 것도 남다른 의미다. 단일 제품이 50년 이상의 수명을 유지한 것은 제약업계에서도 흔하지 않다.

올해는 새 의약품에 들어가는 원료의 수출이 확대됨에 따라 전년보다 수출액이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회사의 해외시장 전략은 제네릭(복제약) 원료 시장보다는 신약 원료 시장에 역점을 두고 있다.

주요 원료사업 시장은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이다. 올해 원료 수출 목표는 1200억원이며 2015년에는 18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유한양행이 주목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풍부한 유동성 때문이다. 이 회사는 1조원에 육박하는 잉여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한올바이오파마 지분 9%를 296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12월에는 바이오업체인 테라젠이텍스에 200억원(지분 9.1%)을 투자했다.

회사 측은 “관련 기업 지분 획득과 기술 투자, 인수합병 등의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