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노조 출신 강씨, '소수 독단 운영방식' 대자보로 비판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조의 정규직화 투쟁에 대한 내부 조합원의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23일 현대차에 따르면 최근 울산공장 하청조합원을 탈퇴한 강승철 씨는 이날 '비정규직 지회에 대한 노조탈퇴자의 호소문'이란 제목으로 집행부를 공개 비판하는 실명 대자보를 붙였다.

강 씨는 대자보를 통해 '하청노조 운영에 환멸을 느낀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2011년 입사 후 보호를 받고 싶어 사내하청 노조에 가입했다"면서 "비정규직지회는 그러나 대의원대회나 조합원 총회에서 선동하는 몇 명이 원하는 대로 운영됐다"며 주장했다.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 소수에 의한 독단 운영방식이었다는 게 강 씨의 설명이다.

지난 17일에도 하청노조 조합원 2명이 "노조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조합원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내용의 실명 대자보를 붙이며 집행부를 비판했다.

강 씨는 또 "투쟁 방법은 항상 위법한 행위로만 가능한 것인가"라며 "현재 한국전력 송전 철탑을 점거하고 업무를 방해하는 것을 비정규직지회에서는 아주 당연하다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무리 억울한 일이 있다고 해서 남의 집 건물을 점거하면 불법"이라며 "억울한 일을 당하면 법도, 상식도 필요 없고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선 어떤 행위도 용납된다고 보는 것은 잘 못"이라고 덧붙였다.

강 씨는 "원칙과 법률로 대응하는 현대차의 형태가 얄밉고 야속할 수 있지만 자각 있는 대부분 국민은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하고 해결해야 한다는데 동의한다"면서 "투쟁의 명분이 중요하듯 그 방법과 절차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떤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노조 입장에서 최선의 성과인지 따져서 금속노조, 현대차노조(현대차지부)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며 희망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