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휘발유값이 가장 비싼 주유소는 강남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에 있는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비싼 이유는 강남지역 임대료가 비싸고 차량 대비 주유소가 적은 수급불일치 때문인 것으로 지적됐다.

시민단체인 소비자시민모임이 전국 각 지역 주유소별 가격을 공시한 한국석유공사 Opinet을 통해 주유소 판매가격을 비교해 본 결과, 22일 현재 서울에서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이 가장 비싼 곳은 강남구에 위치한 ㈜동하석유(정유사: SK에너지)였다.

㈜동하석유는 휘발유가격이 리터 당 2374원, 경유가격 리터 당 2294원으로 휘발유와 경유 모두 가격이 가장 비쌌다.

리터당 2374원의 가격은 3만원을 결제했을 때 12.6리터를 주유할 수 있는 수준이다.

휘발유를 가장 싸게 파는 성북구의 신방주유소(S-oil)가 리터당 1858원으로 판매하는 것에 비하면 리터당 가격이 516원 차이난다. 신방주유소에서 3만원을 결제할 경우 주유량이 16리터를 넘었다.

석유를 비싸게 파는 주유소와 싸게 파는 주유소가 위치한 지역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서울에서 휘발유 가격 상위 8개 주유소 중 4곳이 강남구와 서초구, 용산구에 위치해 있는 반면 하위 8곳은 성북구와 영등포구에 몰려 있다.



서울에서 두 번째로 휘발유가 비싼 곳은 관악구의 삼화주유소(현대)로 가격이 리터당 2339원이었다.

이어 강남구의 신사주유소(S-oil)이 2312원, 서초구 반포주유소(SK)와 용산구의 흥국주유소(SK) 등이 2309원으로 뒤를 이었다.

종로구의 재동주유소(SK)와 성북구의 북악주유소(SK), 송파구의 올림픽 주유소(SK)도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309원을 보였다. 상위 8곳 주유소 모두 휘발유 1리터당 2300원보다 비싸게 판매되고 있었다.

휘발유 가격 상위 8개 주유소의 정유사는 SK가 6곳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와 S-oil이 각각 한 곳씩 있었다.

휘발유 가격 하위 8개 주유소는 성북구에 2곳, 영등포구에 4곳, 도봉구와 동대문구에 각각 한 곳씩 있었으며, 가격은 리터당 1858~1868원대를 보였다.

정유사는 현대와 S-oil, SK가 각각 두 곳씩 포함됐으며 영등포의 무폴 주유소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경유가격은 상위 10곳 모두 강남구

경유가격은 지역 쏠림현상이 더욱 심했다.

서울에서 경유를 가장 비싸게 파는 주유소 10곳은 모두 강남구에 위치해 있었다. 2294원으로 가장 비싼 ㈜동하석유에 뒤이어 삼성주유소와 금성주유소, 오토조이 주유소, 오천 주유소가 리터당 2249원으로 경유를 판매하고 있었다. 정유사는 모두 SK였다.

또 압구정 주유소(SK)가 2238원, 경원주유소(S-oil)가 2234원, 갤러리아 주유소(SK)가 2215원, 신사주유소(S-oil)가 2214원으로 10위권을 형성했다.

정유사는 10개 주유소 중 8곳이 SK였으며, S-oil이 두 곳 이름을 올렸다.



반면 경유가격이 싼 주유소는 영등포구와 성북구에 주로 위치해 있었다.

경유가격이 1663원으로 가장 싼 강서오일(현대)를 비롯해 1665원의 MS주유소(무폴), 1668원의 (주)블루에너지(무폴), 1669원의 태양석유(주)(S-oil), 1675원의 대영주유소가 모두 영등포구에 있었다.

경유값이 가장 비싼 강남구의 동하석유와 가장 싼 강서오일 간 가격차는 리터당 631원에 달했다.

동하석유에서 3만원을 결제할 경우 주유량은 13리터 수준이며 강서오일에서는 같은 가격에 5리터 많은 18리터를 주유할 수 있다.


이처럼 강남 석유값이 비싼 이유는 임대료가 비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소비자시민모임의 김자혜 사무총장은 “그동안은 여의도의 주유소가 가장 비싼 곳으로 나왔는데 이번에 가장 비싼 주유소가 강남으로 뀌었다”며 “원가 계산 시 임대료나 땅값이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원인을 설명했다. 김 총장은 또 “가격이 싼 주유소들은 땅 주인이 직접 주유소를 운영하는 경우를 볼 수 있었다”고도 말했다.

소비자시민모임은 기존에 휘발유 가격이 비싼 주유소와 싼 주유소 정보를 홈페이지에서 공개해 왔으며, 최근에는 경유가격 비교도 포함하기 시작했다.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국내 석유가격은 원유가격이 오르면 빠르게 상승하는데 반해 원유가가 하락할 때는 가격이 거의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소비자들의 불만을 샀다”며 “소비자들이 나서서 지나치게 높은 석유가격을 바로잡고 소비자들의 이익을 찾기 위해 주유소 석유가격 판매가를 비교하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앞으로도 석유가격의 정상화를 위해 정부와 정유사 등을 상대로 활동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