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겨울산에게 삶의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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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사진가 정인숙은 삶이 힘들어질 때면 겨울 산을 찾았다.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험한 겨울 산을 오르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 산에 물었다.
겨울 산은 변화무쌍했다. 때론 눈이 오고 거센 바람이 불어 앞을 볼 수 없었다. 혹독한 추위에 지쳐 도망치려고도 했다. 그럴 때면 안개가 살며시 올라와 작가를 포근히 감싸줬다. 작가는 그 모든 순간들을 카메라에 담으며 눈 쌓인 산길을 헤쳐 나갔다. 하지만 겨울 산은 그의 질문에 대답없이 침묵했다.
산행을 마치고 산에서 얻은 사진들을 보며 작가는 문득 상처 났던 마음에 새살이 돋아나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어느새 거센 눈보라에도 꿈쩍 않는 겨울 산을 닮아가고 있었다.
신경훈 편집위원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