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복지지출이 2050년이면 세계 1위가 될 것이라는 보건사회연구원의 전망은 충격적이다. 그것도 지난 2009년까지의 실적을 기초로 한 분석이다. 지금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회복지지출 비중이 9.4%로 OECD 국가들 가운데 최하위권이지만, 2020년 15.4%, 2030년 25.8%로 급증해 2050년에는 41.5%로 가장 높아진다는 것이다. 급속한 고령화로 연금 의료비 같은 노령·보건분야 지출이 급증하는 데 따른 결과라고 한다. 보사연은 한국이 결국 퍼주기 연금으로 재정위기에 빠져버린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남유럽국가들을 닮아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여기에 복지국가를 내건 새 정부가 곧 출범한다. 세계 1위가 될 시기는 더 당겨질 모양이다.

한국의 고령화 추세가 너무 빠르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는 터지만 이렇게 파국적인 상황까지 갈 것이라니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미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대표적인 노인국가인 일본의 선례를 추월할 정도다. 65세 이상 인구비중인 고령화율을 보면 그대로 드러난다. 한국은 2000년에 7%를 넘어 고령화사회로 진입했고, 이로부터 18년 뒤인 2018년엔 14% 이상인 고령사회, 다시 8년 뒤인 2026년엔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들어설 전망이다. 고령사회와 초고령사회 진입에 각각 24년과 11년이 걸렸던 일본보다 훨씬 빠르다. 한국의 고령화율은 2050년 37.4%까지 올라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일본(38.8%)과 격차가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게 보사연의 분석이다.

정말 걱정이다. 복지제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다급한 지적을 새 정부는 귀담아 들을 것인가. 일반 국민들도 복지의 한계를 잘 알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보사연과 공동 설문조사한 결과 새 정부가 가장 중점을 둬야 할 복지 과제로 일자리를 꼽은 사람이 전체의 48%나 됐다. 옳은 방향이다. 노인복지 정책도 기초연금 확대보다 일자리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응답한 사람이 많았다. 10년 뒤엔 젊은이 2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고, 전국 병원의 병상을 고령자들이 점령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얘기가 나오는 마당이다. 연금체계와 건강보험 개혁도 더는 미룰 수 없다. 이미 복지 과잉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