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월23일 오후 3시17분

‘애니콜 신화’의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휴대폰 부품업체인 KJ프리텍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한다. 일부에서는 이 전 부회장과 현 대표이사인 홍준기 사장 간에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 전 부회장은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KJ프리텍 23만1000주(1.66%)를 추가 장내 매수했다고 23일 공시했다. KJ프리텍 최대 주주인 이 전 부회장의 지분율은 14.35%에서 16.01%로 늘었다.

그는 지분 추가 매수 사실을 공시하면서 소액주주운동을 진행하고 있는 네비스탁을 통해 KJ프리텍에 주주제안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주주제안 내용은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한 정관 개정, 신규 사업을 담당할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선임, 3월 임기 만료되는 감사의 후보자 선임 등이다. 이 전 부회장은 이번에 이사회에 진입해 직접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이 전 부회장이 KJ프리텍을 통해 경영자로 복귀하고 홍 사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홍 사장과 논의를 통해 주주총회에 안건을 올릴 수 있었을 텐데 굳이 별도의 주주제안 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네비스탁 관계자는 이와 관련, “홍 사장과는 별도로 신규 사업을 위한 경영진을 선임하겠다는 것”이라며 “지배구조 투명성을 제고하고 소액주주들에게 관련 내용을 알리기 위해 주주제안 방식으로 안건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부회장은 홍 사장과의 친분을 이유로 2011년 KJ프리텍 유상증자에 참여해 200만주(14.35%)를 취득한 후 최대 주주가 됐다. 하지만 그동안 경영에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다가 지난해 말 지분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꿨다. 창업주인 홍 사장은 지분율이 7.16%에 불과하다.

KJ프리텍은 키코(KIKO)와 해외 거래 손실 등으로 2011년까지 3년간 적자를 보다 지난해 3분기 말 12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