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전자 자동차 조선 등 9개 산업을 ‘소수의 강한 기업’ 중심으로 재편키로 했다고 한다. 예컨대 현재 140개가 넘는 자동차 회사를 10개 내외로 정리, 몇 개의 대표기업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확 바꾼다는 식이다. 경쟁력은 없으면서 정부의 보조금에 의존하는 기업들은 가차없이 도태시킨다고 한다. 산업 지배력을 가진 소수의 초대형 기업을 정부가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계획에 따르면 내후년까지 10개의 중국 회사가 전체 철강 생산량의 60%를 책임지게 된다. 자동차는 아예 90% 이상을 10개 남짓한 회사가 공급한다. 5개 정도의 회사를 중소업체 인수주체로 지정, 대형 자동차그룹의 모기업으로 삼을 계획도 세웠다. 전자산업은 화웨이 같은 초대형 글로벌 기업 육성 계획을 마련키로 했다. 조선 시멘트 등의 분야에서도 통폐합을 단행한다. 이들 분야에서는 각각 10개 안팎의 회사를 만들어 이들이 국내 생산의 70%와 35%를 공급하도록 할 방침이다.

중국 정부가 자동차 조선 등 일부 업종을 사실상 독과점체제로 전환하면서까지 노리는 목표는 양(量)에서 질(質)로의 전환이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기업에 대해 각종 유·무형의 지원을 아끼지 않아 왔다. 압축적 발전을 위한 전략이었지만 경제 규모가 커진 지금은 부작용이 더 많아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자동차 회사 4개 중 1개는 영업적자라는 중국 상무부 발표는 상당수 기업이 보조금 의존형 경영에 안주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서 공급과잉은 만성화됐다.

물론 대형화의 주체가 대부분 관료화된 국영기업이어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중국은 작년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600억달러를 해외기업 인수에 사용했다. 규모의 확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진 골리앗 기업들이 수혈받을 게 분명하다. 애플처럼 글로벌 지배력을 가진 초거대 기업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포천이 선정한 세계 500대기업에 중국 회사는 지난해 73개로 전년보다 12개가 늘었다. 14개에서 13개로 줄어든 한국과는 반대다. 정부가 소수의 거대기업을 집중 육성해 세계 초일류 회사로 만들겠다는 중국이 달려가는 모습이 훤히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