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월23일 오후 6시39분

쌍용건설 인수를 추진 중인 홍콩계 사모펀드(PEF) VVL이 채권단에 35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투자금액보다 많은 출자전환 요구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쌍용건설과 매각주관사는 23일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쌍용건설 출자전환과 관련한 VVL의 요구 사항을 설명했다. 쌍용건설 입찰제안서에 단독으로 참여한 VVL은 2억5000만달러(약 2700억원)를 유상증자 금액으로 제시하고, 채권단에 출자전환을 요구했다.

이날 설명회를 통해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출자전환 요구 금액이 예상보다 큰 것으로 드러나자 채권단 내 부정적인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대부분 채권단은 부동산 경기가 어렵고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쌍용건설에 막대한 자금을 출자전환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견해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일부 채권단은 VVL이 자체 유상증자 금액(2700억원)보다 많은 3500억원을 쌍용건설에 출자전환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며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채권단은 조만간 입장을 정할 예정이다. 쌍용건설 채권단은 우리 산업 하나 신한 국민은행 등으로 구성돼 있다.

앞서 캠코는 쌍용건설 경영권을 팔기 위해 2008년 동국제강, 2012년 독일계 엔지니어링업체 M+W 및 홍콩계 시행사 시온, 이랜드 등을 상대로 협상을 벌였으나 모두 무산되자 ‘신주 발행’을 통한 외부자본 유치(유상증자)로 경영권 매각 방식을 바꿨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17일 진행된 입찰에 VVL이 단독 참여했다.

채권단은 이날 쌍용건설 매각 관련 캠코의 미숙한 일처리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쌍용건설의 대주주이자 인수·합병(M&A) 협상의 주체인 캠코는 VVL과의 협상을 주도하지 못했고, 난관에 부딪히자 이해당사자인 채권단의 입장만 바라보고 있다"며 “향후 쌍용건설 매각 실패를 대비해 책임을 면피하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캠코 홍보실은 이에 대해 ”출자전환의 당사자가 결정을 하는 것이 맞다“고 반박했다.

캠코는 앞서 지난해 9월 채권단과 쌍용건설에 유동성 지원을 추진하기 전, 은행의 정식 여신 절차를 무시하면서 다른 채권단에 은행장 수준의 지원 확약을 요구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