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건 감사원장은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국무총리실이 4대강 사업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하겠다는 발표와 관련, “(총리실 발표가) 감사원 감사 결과가 조사대상이라는 내용이라면 심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감사원과 총리실 간 충돌양상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야당 법사위원들은 “헌법기관인 감사원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것이다. 총리 해임감 아니냐”며 갈등을 부추겼다. 하지만 회의 도중 총리실 측의 해명으로 논란은 일단락됐다. 양 원장은 “총리실과 전화 통화한 결과 감사원 감사에 대한 검증이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사업 전반에 대한 자체 검증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되레 총리실의 발표 취지를 해명했다.

양 원장은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온 뒤 국토해양부와 환경부가 반박 기자회견을 한 것에 대해서도 “피감기관이 감사 결과에 반대하는 것처럼 인식되지만 이는 일부 표현에 대한 관점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일부 여야 법사위원들은 “감사원의 부처 눈치보기” “꼬리내리기”라고 꼬집었다.

의원들의 다섯 시간에 걸친 질문 공세를 버틴 양 감사원장은 입술을 꽉 다문 채 회의장을 나왔다. 먼저 나온 한 감사원 관계자는 “아휴…창피해 죽겠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