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최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그룹이 국회의 국정감사 논란 속에서 1000억원에 이르는 신규 투자를 미룬 것으로 나타났다.

쌍용차 고위 관계자는 24일 “지난해 말 마힌드라그룹 경영진이 쌍용차에 투자하기로 한 1000억원에 대한 승인을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며 “이에 따라 쌍용차의 신차 개발 및 엔진 개발 일정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1000억원의 투자를 받아 신차 개발과 마케팅에 쓸 예정이었다. 2015년 초 출시를 목표로 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100’ 개발에 필요한 비용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X100의 총 개발비용은 2900억원으로 책정돼 있다. 마힌드라그룹의 투자 보류 입장을 전해 들은 이유일 쌍용차 사장 등 경영진은 화상회의 등을 통해 마힌드라 경영진을 설득하고 있다.

김규한 쌍용차 노조위원장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쌍용차에 가장 시급한 것은 최대주주인 마힌드라의 실질적 투자”라며 국정조사 중단을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4500명의 근로자들도 일감이 부족한 상황에서 455명의 무급휴직자 복직을 받아들였다”며 “회사와 직원들이 책임 있는 행동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외압이 계속된다면 마힌드라는 물론 소비자들도 쌍용차를 외면할 것”이라고 했다. 진보정의당 등 일부 야당 의원들과 노동계에선 2009년 직원 2646명을 내보낸 쌍용차와 채권단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했는지를 따져보자며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다음달 신차 출시를 앞두고 투자가 보류되는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어 사내 분위기가 뒤숭숭하고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