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김용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총리 후보자로 지명하자 국회 인사청문회 지원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임종룡 총리실장과 총리실 주요 간부들은 이날 오후 김 후보자를 예방, 총리실 현안과 함께 인사청문회 준비계획을 보고했다.

총리실은 김대현 정무실장을 중심으로 별도로 팀을 꾸려 언론의 인사검증 및 국회 인사청문회 실무준비를 맡길 계획이다.

현직 대통령 신분이 아니어서 임명동의안이 아닌 인사청문 요청안을 내게 된다. 국회는 요청안을 접수한 뒤 15일 이내에 청문회를 마쳐야 한다. 여야는 별도의 총리인사청문특위를 구성하고 내달 7일까지 청문회를 완료해야 한다.

청문회 결과는 국회의장에게 보고되며 박 당선인이 내달 25일 취임 후 국회에 대통령 자격으로 총리 임명동의안을 제출하면 국회의장이 본회의를 소집, 여야 표결로 총리 동의 여부를 확정짓는다. 이명박 정부의 초대 한승수 총리는 국회 본회의 일정이 늦어져 대통령 취임 후 4일이 지난 2008년 2월29일 임명동의안이 처리됐다.

차기정부 내각을 구성할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내달 중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법적으로 장관 후보자 임명은 대통령이 총리의 제청을 받아 하도록 돼 있지만 새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는 총리 후보자 신분이어서 임명제청권이 아닌 추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차기정부 장관들에 대한 임명 절차는 박 당선인이 총리 후보자와 상의한 뒤 조율을 거쳐 국회에 인사청문 요청을 보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김 후보자 지명에 대해 민주통합당은 사회통합적 인사라고 평가하면서도 책임총리 역할에는 의문을 제기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대법관, 헌법재판소장을 역임한 훌륭한 법조인이자 장애를 극복하고 다양한 사회적 활동을 해온 사회통합적 인물”이라면서도 “박 당선인이 공약한 책임총리로서의 능력과 자질을 보여줬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또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직후이기 때문에 과하게 할 수 없는 게 아닌가라는 의견도 있어 야당으로서 곤혹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들 병역 문제 등을 비롯한 신상 문제가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의 첫째아들인 현중씨는 키와 몸무게로, 둘째인 범중씨는 통풍으로 제2국민역(민방위) 처분을 받고 현역 복무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헌재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때처럼 김 후보자가 재판관 재직 시절(1980~1990년대) 사용한 특정업무경비 문제도 쟁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

세종=이심기/허란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