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외국인의 매도 공세 강화에 휘청이는 모습이다.

25일 코스피지수는 17.79포인트(0.91%) 내린 1946.69로 마감, 사흘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외국인이 4900억원의 ‘팔자’ 우위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이 하루 4000억원 넘는 대규모 매물을 내놓기는 2012년 6월25일 이후 7개월 만이다. 기관투자가와 개인이 각각 1319억원과 3507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충격을 다소 흡수했지만 외국인의 공세를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 매물이 쏟아져나왔다. 이날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3800계약을 순매도했다. 이 영향으로 코스피200지수선물 3월물은 1.25% 급락, 코스피지수보다 더 큰 낙폭을 보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 들어 매도세로 전환한 외국인이 환율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 원화 강세·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외국인이 많다는 분석이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으면서 외국인이 한국과 대만 수출주를 팔고, 일본의 정보기술(IT), 자동차, 경기소비재 업종을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증시를 이끌던 IT와 자동차 업종까지 흔들리면서 투자자들의 자신감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