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여덟이라는 늦은 나이와 경제적인 어려움에 망설임도 많았지만 우리 부부는 둘째를 낳았다. “건강한 아들이에요. 손가락 발가락 10개씩 다 있네요.” 간호사의 말에 안도감이 밀려왔다. 그렇게 둘째는 건강한 줄만 알았다.

조리원으로 올라온 다음날. 의사는 아기 심장에 잡음소리가 많다며 큰 병원으로 가서 진료를 받아보라고 했다. 그 말을 듣자마자 신생아를 품에 안고 인근 대학병원으로 향했다. 초음파 결과 심장에 큰 구멍이 발견됐다. 작은 구멍은 자연히 막히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 애는 구멍이 너무 커서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눈앞이 캄캄했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하염없이 눈물만 쏟아졌다.

당장에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시키라고 했다. 게다가 수술은 더 큰 전문병원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조막만한 애를 중환자실에 눕혀 놓고 나오며 남편과 나는 떠나지도 못하고 눈물만 흘렸다.

입원 3일 만에 더 큰 병원으로 옮겼다. 하지만 담당 의사는 아기가 너무 어려 위험하다며 수술을 미루자고 했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버스를 세 번씩 갈아타면서 매일 면회를 다녔다. 하루라도 아이 얼굴을 보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다. 결국 생후 24일 만에 대수술을 해야 했다. 수술 전날, 수술 동의서에 서명하면서 ‘심방심실 중격결손’이라는 정확한 병명을 알았다. 심방심실에 난 구멍이 너무 커서 심막을 떼어 구멍을 막는다고 했다.

울음을 멈추지 않는 아이를 안고 달래며 날이 밝자마자 수술실로 향했다. 아이의 모습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수술을 시작한 지 7시간이 지났다. 붕대와 각종 기구를 끼고 있는 아기를 보면서 우리 부부는 아기가 건강하게만 깨어날 수 있기를 기도했다.

조금 여유를 찾게 되자 병원비 걱정이 밀려왔다. 얼마가 나올 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래도 천만다행으로 태아보험에 가입해 있었다. 첫째 아기를 낳았을 때도 작지만 몇 번의 혜택을 받으면서 보험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보험사 직원의 친절함에 둘째 때도 똑같은 태아보험에 가입했었다.

남편은 보험사 담당자에게 전화로 설명하고 어떤 서류가 필요한지 상담했다. 보험사를 찾았을 때 “엄마가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요. 제 사촌 동생도 어릴 때 같은 병을 앓았는데 지금은 건강하답니다”라며 따뜻하게 말을 건네주는 담당자의 말은 보험금보다 더 큰 용기를 줬다.

수술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탈 없이 잘 자라주고 있는 아들과 눈을 마주치고 웃는 얼굴을 볼 때면 큰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조차 잊곤 한다. ‘아들! 우리 곁에 건강하게 있어줘서 고맙고 사랑해.’

▶이 글은 2012년 삼성생명이 주최한 보험수기 공모전에서 수상한 글을 요약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