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점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와라와라’는 자본이 있다고 해서 누구나 가맹점을 열 수 없다. 가맹본부가 가맹점주를 ‘모집’하지 않고 ‘선발’하기 때문이다. 가맹본부 대표가 면접을 통해 가맹점주를 직접 선발하며 통상 지원자 중 30%는 탈락한다.

2002년 서울 사당동에서 82㎡(약 25평) 규모로 문을 연 와라와라는 사업 초기 가맹점을 열게 해달라는 창업 희망자들의 요청을 거절하기 위해 까다로운 질문을 통과해야 하는 면접시험을 도입한 게 지금까지 전통으로 자리잡았다.

면접을 통과했다고 곧바로 자기 점포를 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예비창업자들은 직영 매장에서 5주 동안 훈련생으로 현장 교육을 마쳐야 한다.

현장 교육이 끝나면 예비창업자가 점주가 되어 2~3일간 직접 점포운영을 맡는 리허설 평가를 한다. 이때는 본사 임직원들이 매장을 방문해 고객 역할을 하며 이 평가 결과를 토대로 개점 여부를 결정한다. 통과하지 못하면 개점은 연기된다. 면접과 현장교육, 리허설 평가라는 3중의 관문을 통과해야 비로소 가맹점 사업자로 발을 디딜 수 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문 닫는 가맹점이 나와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사업초기부터 점포 수를 늘리는 것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기초를 탄탄히 다지고, 질적 향상을 꾀하는 일이 먼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사업을 시작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매장 수는 100여개에 불과하다. 이 중 14개는 직영점이다.

그러나 점포당 월평균 매출액이 7000만원에 달할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10년간 폐점한 가맹점은 단 2개로, 이들 점포도 동업관계 종료나 업종 전환에 따른 것이었지, 장사가 안 된다는 이유로 문을 닫은 것은 아니었다.

우리 회사가 실시하는 ‘가맹면접제도’는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아마 유일할 것이다. 자칫하면 예비창업자들의 자존심을 건드릴 수 있는 내용이 태반이지만 아직도 고수하고 있다.

면접 때 묻는 질문 항목에는 ‘하루 12시간 이상 근무할 수 있는가’ ‘고객 앞에서 무릎꿇고 주문을 받을 수 있는가’ 등이 들어있고, ‘5주간의 교육 과정 이수’를 다짐받는 것은 물론 ‘본사가 부여하는 3단계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개점이 무한정 연기될 수 있다’는 점을 동의하게 하는 항목도 있다. 하지만 난관을 딛고 개점에 성공한 가맹점주들 중 3분의 1은 한 개의 매장에 만족하지 않고 두 개 이상 점포를 낼 정도로 성공을 거두었다.

본사와 가맹점 간의 호흡 맞추기는 일상적으로 벌어진다. 예를 들어 분기마다 2회에 걸쳐 진행하는 메뉴 품평회에는 1차적으로 20명의 소비자들이 평가위원으로 참여하고, 2차로 가맹점주 20명이 참여한다.

이를 통해 기존 메뉴 중 고객들의 호응이 떨어지는 것들을 정리하고 새로운 메뉴판을 짜게 된다.

본사와 가맹점의 파트너십이 폐점 없는 브랜드를 만드는 원동력인 셈이다.

유재용 < 와라와라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