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상 동아원그룹 회장은 몇 년 전 미국 나파밸리를 방문했다가 독특한 와인을 맛봤다. 부드럽고 다양한 향을 지닌 프랑스 와인과 달리 선이 굵고 진한 과일향을 풍겼다.

와인을 만든 주인공은 전직 카레이서 출신의 랜디 루이스 ‘루이스 셀라 와이너리’ 대표(68·사진). 루이스 대표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강한 맛의 남성적 와인을 선보였다. 직접 와이너리를 경영할 정도로 와인 마니아로 알려진 이 회장은 이 와인을 국내에 수입하려고 했지만, 루이스 대표는 생산량이 적다는 이유로 번번이 거절했다. 몇 번의 협상 끝에 올해 처음으로 국내에 420병이 들어왔다.

지난 주말 한국을 찾은 루이스 대표는 자신의 와인을 ‘페라리458’에 비유했다. 그는 “내 와인은 가슴을 요동치게 할 정도로 강렬한 매력을 갖고 있는 페라리와 닮았다”고 말했다.

루이스 대표는 ‘포뮬러3’와 ‘인디카’ 등 여러 카레이싱 대회에서 레이서로 활약했다. 1991년 대회에서 사고를 당한 뒤 레이서를 그만두고 와인 생산자로 나섰다. 헬렌 털리, 폴 홉스 등 저명한 와인 컨설턴트들에게 양조 컨설팅을 받으며 자신의 와인을 완성시켜 나갔다.

그는 “레이싱 경력이 와인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레이싱에 최고의 자동차가 필요하듯 와인도 최고의 포도가 필요하며, 팀워크가 잘 맞아야 하고, 승부사 기질이 있어야만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수입되는 와인은 ‘알렉스 블렌드 2009’(21만3000원), ‘나파밸리 카베르네 소비뇽 2009’(26만원), ‘러시안 리버 밸리 샤도네이 2010’(16만3000원) 등 3종이다. 주요 백화점과 나라셀라 직영점에서 판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