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의 장녀인 문선 씨(28)가 지난 21일부터 애경산업에 출근해 본격적으로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애경그룹과 재계에 따르면 채문선 씨는 애경산업 마케팅부문 마케팅기획파트 과장으로 발령받아 업무를 시작했다. 채 부회장의 1남2녀 가운데 장녀인 채 과장은 창업자인 고(故) 채몽인 애경유지 사장과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손자·손녀들 가운데 맏이다.

채 과장은 예술 명문 고교인 예원학교를 졸업한 성악도로, 유명 파페라 가수 임형주 씨와 동기다. 그는 미국 맨해튼음악대에서 성악을 공부하고 귀국한 뒤 곧장 애경그룹 계열사에 입사하지 않고 한동안 소비재 관련 기업 등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채 부회장이 딸을 화장품 및 생활용품을 생산하는 애경산업으로 보내 예술적 감수성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경영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 같다”며 “오너 일가답지 않은 아버지의 겸손함을 빼닮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애경그룹은 장 회장과 3남1녀가 모두 경영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다. 장남은 채형석 그룹 총괄부회장 겸 그룹 최고경영자(CEO), 차남은 채동석 유통·부동산개발 부문 부회장, 3남은 채승석 애경개발 사장이다. 딸은 채은정 애경산업 부사장, 사위는 안용찬 생활·항공 부문 부회장이다. 채 부회장은 1985년 애경유지공업에 입사해 경영 역량을 키워왔다. 1993년 애경백화점 구로점을 세우면서 유통업계에 진출했고 애경그룹의 사업 확장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애경산업의 매출은 2011년 기준 3494억원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