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일본의 엔저(低) 정책에 따른 글로벌 환율전쟁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이강(易綱) 부행장 겸 국가외환관리국장(SARE)은 26일(현지시간) 폐막한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선진국들의 (경쟁적인) 양적완화 정책으로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환율전쟁을 막기 위해 주요 20개국(G20) 간 협력과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엔저 정책으로 촉발된 최근의 환율전쟁 조짐에 대해 중국 정부 당국자가 견해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중국이 다음달 중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각국이 경쟁적으로 내놓는 양적완화 정책을 막기 위한 논의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행장은 “선진국들의 양적완화로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들이 나타날 것”이라며 “중국에 새로운 투기자금들이 들어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중국의 위안화 환율에 대해서는 “거의 균형 수준(25일 현재 달러당 6.22 위안)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사설을 통해 “돈을 찍어내겠다는 일본의 결정은 주변국들의 반발로 글로벌 환율전쟁을 야기할 수 있다”고 비난했다. 외환관리국도 25일 성명에서 “주요국의 양적완화 및 저금리 정책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늘어나 시장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